담양산책일기- 다시 청운동 마을 어젠 전날 서울 다녀온 탓인지 온종일 맥을 못 추고 있었습니다. 담양에서 광주송정역까지 자동차로 이동하고 KTX를 타고 서울역으로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혜화역으로 가서 일을 보고 다시 온 길을 되밟아 왔는데요. 광주송정역에서 고속도로를 타기 전까지 몇 번을 헤맸습니다. 초.. with photo/창작실 일기 2020.03.12
책상- 손미 책상 손미 책상다리를 끌고 왔어 웅크리고 앉아 흰 과일을 빗질하는 밤 나무 책상과 내가 마주 본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잡아먹히게 될 거야 책상이 걸어와 내 귀퉁이를 핥는다 그래. 이토록 그리운 맛 나를 읽는 책상 이빨 내 몸에서 과즙이 흘러 우리는 맨몸으로 뒤엉킨다 네 위에 엎.. poem/時雨의 시읽기 2020.03.12
컵의 회화- 손미 컵의 회화 손미 한 번씩 스푼을 저으면 내 피가 돌고 그런 날 안 보이는 테두리가 된다 토요일마다 투명한 동물로 씻어 엎으면 달의 이빨이 발등에 쏟아지고 난간을 따라 걷다 깊은 곳에서 녹색 방울이 튀어 오른다 살을 파고 모양을 그리면서 백지 위의 젖은 발자국은 문고리가 된다 다른.. poem/時雨의 시읽기 2020.03.12
배틀그라운드, 사막맵- 문보영 배틀 그라운드 -사막맵 추락으로 시작한다 추락하지 않는 인간은 게임 참여 의사가 없는 것을 취급한다 뛰어내려 곧 깨 어날 거야 너는 추락하는 자를 깨어나는 자라고 부 른다 햇볕 아래 놓인 벽돌색 헤드셋을 끼고, 네 마 리의 말이 달리는 옷을 입은 네가 웃으며 말한다 너, 송경련은 .. poem/時雨의 시읽기 2020.03.10
담양산책일기- 용대리 마을 또 다른 길 날씨가 꾸물꾸물합니다. 이런 날씨엔 기분도 쳐지지요. 늘 오전 11시 30분 무렵 산책을 나서곤 했는데요. 이제부터 점심을 먹고 산책을 가려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1시 30분 넘어서 산책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날씨가 좋아지질 않네요. 며칠 전에 수곡마을 가는 길에 개구리 알을 봤는.. with photo/창작실 일기 2020.03.09
붉은 달-유병록 붉은 달 유병록 붉게 익어가는 토마토는 대지가 꺼내놓은 수천개의 심장 그러니까 붉은 달이 뜬 적이 있었던 거다 아무도 수확하지 않는 들판에 도착한, 이를테면 붉은 달이라 불리는 자가 제단에 올려놓은 촛불처럼, 자신이 유일한 제물인 것처럼 어둠속에서 빛났던 거다 .. poem/時雨의 시읽기 2020.03.09
내가 없는 세계- 송승언 내가 없는 세계 송승언 초기계를 생각한다 인간을 만들었다 여겨지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인간의 운명으로는 감당하지 못한 기계 장치의 세계 죽은 꽃나무 기계는 인간에 의해 생간된다 신이 스스로가 신임을 견딜 수 없을 때 신이 의심되었듯이 기계 스스로가 기계임을 견딜 수 .. poem/時雨의 시읽기 2020.03.09
내 영혼을 먼저 끌어내 줘요- 송승언 내 영혼을 먼저 끌어내 줘요 송승언 나의 말을 기다리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기 전에 천국에 묶여 있는 개를 만나기 전에 올해의 첫눈이 내리기 전에 두 눈동자가 새하얗게 뒤덮이기 전에 입술 사이로 더운 숨결이 들어오기 전에 당신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기 전에 최종 단어를 발음하기 .. poem/時雨의 시읽기 2020.03.09
담양산책일기- 미암종가와 저수지 일요일입니다. 나라 안팎이 코로나 19로 몸살을 치루는 중이라 담양 청청한 마을에 깃들어 사는 일이 죄스럽기까지해서 되도록 외출도 자제하고 있지만 일요일이니까.... 그리고 필요한 생필품도 있고해서 창평으로 나가야해서요 가는 길에 미암박물관 들렀다 가자는 한 작가의 의견도 있.. with photo/창작실 일기 2020.03.08
이딸라 타이카 머그컵-공작새일까 여우일까 제 최애컵인 이딸라 머그컵입니다. 핀란드의 일러스트레이터 글라우스 히파니에미의 디자인이라는데 타이카는 핀란드어로 마법을 뜻한다는데요. 머그컵의 일러스트를 보면 마치 동화 속 세상인 듯 독특한 나무와 부엉이인지 올빼인인지 모를 새가 두마리.. 지금까지... 공작새라고 생각.. with photo/사물들 2020.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