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컵의 회화- 손미

shiwoo jang 2020. 3. 12. 10:39

컵의 회화

 

                               손미

 

한 번씩 스푼을 저으면

내 피가 돌고

 

그런 날 안 보이는 테두리가 된다

토요일마다 투명한 동물로

 

씻어 엎으면

달의 이빨이 발등에 쏟아지고

 

난간을 따라 걷다

깊은 곳에서

녹색 방울이 튀어 오른다

살을 파고

모양을 그리면서

 

백지 위의 젖은 발자국은

문고리가 된다

다른 몸으로 나갈 수 있겠다



                         -양파 공동체, 민음사



- 뭔가 몽글몽글한 기분이... 백지 위에 젖은 발자국이 문고리가 되고 다른 몸으로 나갈 수 있겠다니...

어떤 몸이 되어 어디로 갈 수 있을까?  내 빈약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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