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과 터널_이성미
터널과 터널 이성미 가을로 들어가서 겨울로 나왔어. 길고 긴 기 차처럼 터널은 달라지지 않는 기차인 것처럼 있었지. 서 있는 기차에서 나는 달렸어. 기차처럼 풍경을 뒤로 밀었지. 달리는 것처럼, 의자를 타고 달렸 어. 잠깐이라도 생각을 하면 안되요. 이 어둠에 끝이 있을까. 라는 문장 같은 것. 그런 순서 로 불안을 배열하면 안 됩니다. 기차는 기차니까 길로, 나 는 그전에 늦가을비를 맞았다. 어쩌면 겨울비. 옷은 늦가을 비에 젖어 축축했고 무거웠고. 겨울비 내리던 날이라는 노랫말이 있었지, 가을비가 아니라 이건 겨울비. 그렇게 생각하면 겨울비 노래가 입 에서 흘러나온다. 신발 밑창에 달라붙는, 비에 젖은 단풍잎. 쩍, 쩍, 발밑 을 따라다니는 붉은 단풍잎. 나는 쭉, 쭉, 미끄러지며, 터널을 향해 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