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우산이필요할것같아 2

소리에 감정을 녹여 ‘슬픔'에 도달

본보 신춘문예 당선 장시우 60여편 작품 묶어 시집 출간 미세한 기척을 수집해 매혹적인 진술로 풀어내는 시인이 돌아왔다. 200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한 장시우 작가가 시집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를 출간했다. 더욱 원숙해진 능력으로 고요한 슬픔을 노래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래된 포옹처럼', ‘눈을 감으면 더 환해지는', ‘너를 묻기 위한 인연'‘먼 꿈' 등 4부로 이뤄진 책은 60여편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세계를 꺼내놓는다. 장 시인은 소리에 감정을 녹여 ‘슬픔'에 도달한다. 한때는 말이었던 것들이 ‘장시우'라는 정류장을 거쳐 시어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그는 무수한 틈을 채우는 빛과 어둠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능력을 지녔다. 귓가를 맴도는 타인의 기척 속..

[시인의 마을] 아침 - 장시우

누가 매달아 놓았나 저 무수한 별 사이 어둠은 전선에 걸린 나무는 무슨 생각을 할까 아직 떨고 있는 몇 잎 남은 나뭇잎은 어떤 생각을 할까 뛰어내릴까 말까 길 위에서 납작해진 뱀은 사위어 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꿈, 어떤 바람이 꿈처럼 다가갈 수 있을까 이제 그만 내려가도 될까 -장시우 시집 (걷는사람) 한겨레 신문 시인의 마을 2월 4일자

poem/時雨의 시 202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