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내가 없는 세계- 송승언

shiwoo jang 2020. 3. 9. 08:15



내가 없는 세계


                   송승언



초기계를 생각한다


인간을 만들었다 여겨지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인간의 운명으로는 감당하지 못한

기계 장치의 세계

죽은 꽃나무 기계는 인간에 의해

생간된다

신이 스스로가 신임을 견딜 수 없을 때 신이 의심되었듯이

기계 스스로가 기계임을 견딜 수 없을 때 죽은

꽃나무 기계는 황무지를 걸어다니고

걸어 다니는 꽃나무 아래에 시체를 묻으며 꽃이 아름답게

핀다는

구식 세계의 믿음은 인간 없어도 전해 내려와

없는 시체가 묻히기를 기다리는

죽은 꽃나무 기계가 있었을 때

없는 계절의 꽃을 피우기 위해

신이 된 체제로 부터 나는

생각되었다


                             - 사랑과 교육, 민음사



-초기계 인간, 구식 세계, 꽃나무로 그려나는 다음 세계에 대한 슬픔이랄까 탄식 같은 거랄까

초기계의 슬픔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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