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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작가의 방_5th 조금 더 걷자

오늘도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매일매일 조금씩 더 걷자는 생각으로 어제 보다 조금 더 걸었습니다. 어제 걸었던 길에서 조금 더 가면 수도원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산책을 다녀왔더니... 벌써 위문품과 위문 편지가 와 있었습니다. 오 빠름~~ 어제 허브나라에서 얻어 온 김치와 강황단무지에 이은 선물... 결국 사람이 나를 살리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0.11.05

곰곰_ 안현미

곰곰 안현미 주름진 동굴에서 백 일 동안 마을만 먹었다지 여자가 되겠다고? 백 일 동안 아린 마늘만 먹을 때 여자를 꿈꾸며 행복하기는 했니? 그런데 넌 여자로 태어나 마늘 아닌 걸 먹어본 적이 있기는 있니? _ 그러게...여자는 본의 아니게 여자로 태어나 참고 견뎌야 하는 일이 그렇게도 많아 ... 왜 여자에게만 요구하지? 백날? 아린 마늘?

강원작가의 방_4th 오늘 오전 산책길에선...

오늘도 변함없이 아침 먹고, 커피 한잔 내려 마시고....는 아니고 마시다가 10시 쯤 동네 한바퀴 돌 요량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하늘은 여전히 틈없이 파랗고 햇살은 눈부시고... 멀리 비행기가 날아가고 전선 위에는 작고 예쁜 새가 뭐라고 쫑알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선이 꽤 많았네요.. 조금 걸어가다 만난 도로 표지판입니다. 암요 천천히... 커브길에선 서두르지 말아야죠. 차도 사람도... 산다는 건 곧 죽음으로 달려가는 일인데 굳이 서두를 필요가 있나요. 천천히 고요히 흘러가는거지요 자작나숲에 다다랐을 때 어디선가 새소리가 들려서 둘러보니 저 빨간 열매가 새들을 불렀나봅니다. 그냥 보기에도 맛있게 보여요. 붉은 과즙이 톡 튀어 나올듯합니다.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작나무입니다. 자작나무는..

빛에 닿은 어둠처럼_ 조은

빛에 닿은 어둠처럼 조은 나는 오래 경계에서 살았다 나는 가해자였고 피해자였고 살아간다고 믿었을 땐 죽어가고 있었고 죽었다고 느꼈을 땐 죽지도 못했다 사막이었고 신기루였고 대못에 닿는 방전된 전류였다 이명이 나를 숨 쉬게 했다 환청이 나를 살렸다 아직도 작두날 같은 경계에 있다 _시인의 잔잔한 음성으로 이 시를 듣는다 다감하고 따뜻하고 강단있는 사람, 그의 경계가 곧 나의 경계이니 우린 여전히 작두날 위에 서 있는지도...

강원작가의 방_3th 오전의 산책길

오늘은 바람이 무척 부네요. 집안에만 있었으면 몰랐을텐데... 옷을 껴입고 나갔더니...세상에나.. 얼음이 얼었네요. 이곳은 추워요! 라더니 정말이었네요. 바람이 너무 불어 다시 들어갈까 하다가 옷깃을 여미고 조금 걸었더니... 그곳은 환한 햇살이 가득하고 따스했어요. 같은 동네 맞나 싶을만큼... 저 빨간 열매는 무슨 나무열매일까요? 찔래꽃 같아 보이긴하는데... 아닐수도.. 근접샷으로... 아이폰 11 프로 맥스는 인물사진 모드가 있어서 이렇게 예쁘게 나와요^^ 자작나무 군락... 얘네들 꽤 오래 살았을걸요... 보기엔 가늘어보여도,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립니다, 모스크바 상트페테스부르크에서 핀란드 헬싱키로 가던 기차 안에서 보았던 자작나무가 떠올랐어요. 아 까마득한 여행의 기억, 언제 여행 갈 수 있..

강원작가의 방_2th 첫 산책길

이른 아침에 한번, 늦은 오후에 한번 산책을 나섰습니다. 제가 산책길에서 만난 풍경이 이렇습니다. 커튼을 걷으면 보이는 주방 밖 풍경입니다. 말갛고 예쁜데요^^ 슬슬 걸어나가니 이런 풍경을 가졌군요. 이곳은.... 자작나무와 낙엽송의 듀오는 참 멋집니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멋진 하모니를 듣는 것 같습니다. 적당히 흐리고... 오전 나절의 집 건너편 풍경입니다. 하늘이 예뻐서 이런 그림이 그려집니다. 집 뒤의 자작나무들입니다. 잎이 얼마 남지 않아서 좀 아쉽지만... 여전히 시리도록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늦은 오후, 해 지기전의 풍경입니다. 마을 초입으로 가는 길... 조금 오르막이 있어 올랐더니 이런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와~~ 멋지다. 혼자보기 아까운 걸...

강원작가의 방_ 1th 평창, 봉평의 예쁜 집에 왔어요!

강원작가의 방_ 평창 봉평의 예쁜 집에 한달 살러왔어요. 전 이 집에서 어떤 글을 쓸까요? 글을 쓰겠다고 왔는데 일거리를 잔뜩 들고 왔어요. 자작나무와 낙엽송을 뒤에 둔 예쁜집, 일러스트작가와 청년 농부가 사는 이집이 벌써 좋아졌습니다. 왼쪽이 제가 머무는 방입니다. 목조주택은 느낌이 참 따뜻해요. 파스텔톤으로 칠한 외벽도 ,,, 거실겸 작업 공간입니다. 테이블보는 집에서 가져왔고요. 자잘한 소품들도 다 가져 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로스코 그림달력도... 깔끔하고 심플한 주방, 밥을 지어먹을 수 있게 모든 것이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아늑한 침실입니다. 참 편안합니다^^ 선미화 작가의 일러스트가 반겨주네요. 저 장은 주인장이 직접 만든 거래요. 작고 귀여운 서가도 있습니다. 저 캐릭터 인형이 청년농부의 캐..

담양 산책 일기- 벚꽃 소식 전합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창작실, 글을 낳는 집입니다. 외딴집이에요. 대숲과 소나무 숲도 가진, 마당엔 꽃도 많고 목련꽃이 예쁘게 핀 나무도 한 그루 있어요. 진입로엔 개나리가 논과 밭이 있는 넉넉한 집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뜬금없이 벚꽃 소식이 궁금해지지 뭐예요. 그래서 일찍 산책을 나섰습니다. 저 하얀 연기는 뭘까요? 아침밥 짓는 아궁이?? 글쎄요? 이 시간엔 처음이라... 아직 화라락 핀 것은 아니고 성미 급한 아이들이 톡톡 꽃잎을 연 정도? 2~3일 후면 화라락 펴서 도로변이 온통 꽃 터널이 될 것 같아요. 무논과 논뚝 수곡마을로 가는 진입로가 꽃을 피운 벚꽃가지 사이로 보여서 운치를 더합니다. 저기 무논엔 올챙이가 엄청 많아요. 걔들 다 자라 개구리가 되면, 엄청 시끄러울 거예요. 우는 소리 때문..

창작실 일기- 별이 빛나는 밤인 줄 알았으니....

겁이 많은 도시 사람인 나는 이곳에서 어두워지면 집 바깥을 나가지 않는다. 뭔가 무섭고 두렵다. 사람이 제일 무서운 존재라고 하지만 나는 인적 드문 이곳의 어둠이 무섭다. 저녁이 오면 창문을 꼭꼭 닫고 바깥의 어둠이 스미지 못하게 단속한다. 그런 내가 밤에 바깥을 나갔다. 그것도 11시에.... 왜냐고? 한 작가가 늦은 밤에 본 별이 그렇게 반짝이고 예쁘다고 해서였다. 혼자서는 못 나가고 옆방의 선배 시인에게 '11시에 별 보러 나가요.'라고 청했다. 11시에 나가 보니.... 별들은 다 어디로?? 실은 먼저 저녁 8시 30분 쯤에 혼자 바깥으로 나가 보았다. 손톱 달이 떠있었고 별이 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금도 저리 예쁜데 밤이 깊어지면 더 빛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진으로 찍어 보니 잘 잡히기도..

담양산책일기- 독수리, 비일상의 일상

아침을 먹고 차를 마시며 창밖을 보다 엄청나게 큰 새가 가까이에서 날고 있는 것이 보여 부리나케 슬리퍼를 신고 나갔더니, 논 한가운데 내려앉아 꼼짝하지 않아 뭔가 하고 지켜보다가... 얼른 들어가 휴대폰을 가져왔다. 그 사이에도 새는 그곳에 있었다. 그 새는 논 한가운데 내려앉아 뭔갈 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며칠전에 까마귀들이 모여 앉아 있던 그 근처 같았다. 무언가의 사체가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가보지는 못했으니...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이쪽 기척을 살피며 먹는 것 같아 멀리서 지켜보았다. 멀리서 봐도 새의 크기는 이곳 지킴이인 까미 크기여서 위화감을 느낄 정도였다. 함께 지켜보던 작가 한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자 새는 날아올랐다. 우리가 있는 쪽으로 날아오르길 바랬지만 야속하게도 새는 반대쪽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