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많은 도시 사람인 나는 이곳에서 어두워지면 집 바깥을 나가지 않는다. 뭔가 무섭고 두렵다. 사람이 제일 무서운 존재라고 하지만 나는 인적 드문 이곳의 어둠이 무섭다. 저녁이 오면 창문을 꼭꼭 닫고 바깥의 어둠이 스미지 못하게 단속한다. 그런 내가 밤에 바깥을 나갔다. 그것도 11시에.... 왜냐고?
한 작가가 늦은 밤에 본 별이 그렇게 반짝이고 예쁘다고 해서였다. 혼자서는 못 나가고 옆방의 선배 시인에게 '11시에 별 보러 나가요.'라고 청했다. 11시에 나가 보니.... 별들은 다 어디로??
실은 먼저 저녁 8시 30분 쯤에 혼자 바깥으로 나가 보았다. 손톱 달이 떠있었고 별이 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금도 저리 예쁜데 밤이 깊어지면 더 빛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진으로 찍어 보니 잘 잡히기도 앴고. 밤에 보는 꽃들도 뭔가 신비로워서 좋았으니... 선배 시인에게 부탁을 한 거였다. 더 멋진 별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서...
휴대폰으로 대충 찍은 사진이 이러니... 잘 찍으면 얼마나 멋질까하고...
별과 달은 최선을 다해 예쁜 포즈를 취해 주고 있었으니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별과 달은 구름 속에 숨었고 더 이상 사진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쉽지만 다음 날을 기약하며 내 방으로 돌아왔다.
잠 못 자고 뒤척이다 살풋 잠에 들었는데 빗소리에 깼다. 이곳은 양철 지붕이라 빗소리가 크다. 그런 빗소리가 싫지 않다. 뭔가 추억 돋는다고 할까? 한 번도 양철지붕 아래 살아본 적이 없지만 왠지 아득한 그리움 같은 것이 스민다. 새벽 내내 뒤척였지만 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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