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덜 자란 나는 아직 더 자라야하는지, 피터팬 증후군인지, 나는 아직 인형을 좋아한다. 모으거나 껴 안고 자진 않지만 인형을 보면 어쩔 줄 모른다. 너무 좋아서.... 인형을 생각하면 인형옷을 떠올린다 어린시절 엄마가 만들어 준, 가만 생각해보면 엄마는 손재주가 뛰어난 분이셨다. 인형의 옷가지를 헤아려보면 원..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8.25
호젓하고 외로운 그리고 문득 호젓함, 외로움, 문득, 이런 단어들이 겹지는 날에 찾는 장소입니다. 특별히 이쁠것도 없고 멋진 것도 없이 그럭저럭 나무벤취라고 명명할 만한 평범한 나무의자들이 등을 돌리고, 기대는 것도 아닌 등돌리고 있는 이곳은 호젓하게 외롭고 싶은 날 문득 찾는 곳입니다. 책장 잘 안넘어가는 책 한권과 ..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8.25
바깥의 풍경 바깥에의 반가사유 황지우 아, 눈 먼 것은 聖스러운 병이다 지렁이 하나가 진흙을 기어 갔구나 해를 지탱시켜 주는 원 속의 검은 장수하늘소여 어찌 하랴, 깨달았을 때는 모든 것이 이미 늦어 있을 때다 雨後, 붉은 봉숭아 꽃잎 진 곳 눈 먼 삶이 한가닥 선을 마쳐 놓았구나 -문득 떠오른 이 시와, 거창..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8.24
고흐는 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여름 한낮, 백운호수 어디에선가 만난 이 녀석들, 그 비바람의 시절을 기특하게도 잘 견뎌내고 더운 시절을 만나고도 의연한 녀석들, 쓰다듬어 주고 싶은 그 꼿꼿함은 내가 갖진 못한 덕목이어서 더 이뻐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침 저녁 조금은 서늘해진 날씨, 잘 영글어갈 이 녀석의 씨앗을 생각하..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8.21
수첩 수첩, 자발적으로 사유하는 것, 발견들, 자유롭고 비형식적이며 유희적인 글쓰기, 자기검열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미리 준비한 태도나 지켜야 할 격식 없이 붓 가는 대로 적어가는 자발적인 글쓰기 사르트르의 작가수첩, 크고 작은 수첩이 두어개는 꼭 들어 있는 내 가방 휘갈겨 급히 적은 글은 시간이..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8.18
그와 함께 왈츠를.. 하루 종일 우뚝 서 있는... 그러나 성난 것 같지 않은, 제대로 꼴을 갖춘 , 멋진 허수아비 입니다. 언젠가 아주 무더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날, 걷기를 한답시고 처음 가보는 길로 걸어가다 만난 이 멋진 모습에 반했습니다. 얼기설기가 아닌 적당히 멋을 부린, 자세히 다가가 보진 못했으나 필시 꽃미..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8.11
시인 최승호 지난 토요일 22일, 매월 네째주 토요일 토지문화관에서는 문학강연이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시인 최승호와 함께 했습니다. 그의 시를 보면 참 건조하다. 너무 건조해서 읽어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 였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강연은 그다지 큰 기대 없이 갔었습니다. 시의 공간이라는 주제로 시.. on the road/길에서 만난 사람들 2006.07.24
보이체크가 끝난 뒤 무대 노뜰 공연 보이체크를 보고왔습니다. 오랜만에 내보이는 신작이었습니다. 무대는 야외무대였군요.느래서 좀 늦은 시간에 공연을 시작했지요. 사진은 공연이 끝난 뒤 무대 풍경입니다. 보이체크는 게오르그 뷔히너의 작품을 원영오 연출로 새롭게 각색한 작품이었습니다. 어땠냐고요... 환상이었지요...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7.24
여유 여유 W.H.데이비스 무슨 인생이 그럴까, 근심에 찌들어 가던 길 멈춰 서 바라볼 시간 없다면 양이나 젖소들처럼 나무 아래 서서 쉬엄쉬엄 바라볼 틈 없다면 숲속 지날 때 다람쥐들이 풀숲에 도토리 숨기는 걸 볼 시간 없다면 한낮에도 밤하늘 처럼 별이 총총한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가끔 일..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7.11
나는 몇번이나 담장을 넘었나 나비의 날개 몇 번이나 넘는가 담장의 지붕 - 마쓰오 바쏘의 하이쿠 나는 몇 번이나 넘었는가 담장을, 담장을 넘은 횟수를 헤아리기 보다 담장을 넘고 싶은 횟수를 헤아리는 것이 좋다 설렘으로, 기대감으로 들뜬다 오늘도 넘지 못한 담장을 기웃거리며 나비의 날개짓을 훔쳐보다 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200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