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우뚝 서 있는...
그러나 성난 것 같지 않은,
제대로 꼴을 갖춘 ,
멋진 허수아비 입니다.
언젠가 아주 무더운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날,
걷기를 한답시고 처음 가보는 길로 걸어가다 만난
이 멋진 모습에 반했습니다.
얼기설기가 아닌
적당히 멋을 부린,
자세히 다가가 보진 못했으나
필시 꽃미남임이 분명할 터,
그 곁에 나란히 서 있고 싶은 충동 누르느라 힘들었습니다.
이제 그의 소임도 끝나갈 터,
그대 조금만 더 견디라고 말하고 싶네요,
한편,
가을걷이가 끝나면 그대는 어디로 갈까요?
그게 걱정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그와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왈츠에 맞춰
가볍게 춤추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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