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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산책일기- 독수리, 비일상의 일상

아침을 먹고 차를 마시며 창밖을 보다 엄청나게 큰 새가 가까이에서 날고 있는 것이 보여 부리나케 슬리퍼를 신고 나갔더니, 논 한가운데 내려앉아 꼼짝하지 않아 뭔가 하고 지켜보다가... 얼른 들어가 휴대폰을 가져왔다. 그 사이에도 새는 그곳에 있었다. 그 새는 논 한가운데 내려앉아 뭔갈 먹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며칠전에 까마귀들이 모여 앉아 있던 그 근처 같았다. 무언가의 사체가 있는 것 같은데 가까이 가보지는 못했으니...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이쪽 기척을 살피며 먹는 것 같아 멀리서 지켜보았다. 멀리서 봐도 새의 크기는 이곳 지킴이인 까미 크기여서 위화감을 느낄 정도였다. 함께 지켜보던 작가 한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자 새는 날아올랐다. 우리가 있는 쪽으로 날아오르길 바랬지만 야속하게도 새는 반대쪽으로 ..

죽고 난 뒤의 팬티- 오규원

죽고 난 뒤의 팬티 오규원 가벼운 교통사고를 세 번 겪고 난 뒤 나는 겁쟁이가 되었습니다. 시속 80킬로만 가까워져도 앞좌석의 등받이를 움켜쥐고 언제 팬티 를 갈아입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빨리 눈동자를 굴립 니다. 산 자(者)도 아닌 죽은 자(者)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 죽고 난 뒤에 팬티가 깨끗한지 아닌지에 왜 신경이 쓰이는지 그게 뭐가 중 요하다고 신경이 쓰이는지 정말 우습기만 합니다. 세상이 우스운 일로 가득하니 그것이라고 아니 우스울 이유가 없기는 하지만. - 창작실 작가들이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속옷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시가 떠올랐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 해본 적 있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