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한 호흡

shiwoo jang 2007. 5. 16. 00:10

 

한 호흡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한 호흡이 그렇게 짧고도 긴 순간이었는지 몰랐다. 쉽게 내 쉬고 들이마시는

짧은 숨이 홍역 같은 삶인 줄 여태도 몰랐다. 내가 모르고 살았던

한 호흡의 깊은 의미를 이 시를 통해 되짚어 본다.

나는 이 짧고도 긴 한 호흡의 숨을 쉬는 동안. 쉬어지는 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살고 살아갈 것인가?

한 호흡의 긴 찰나를.... 산다는 것을 한번쯤 돌아보게 하고 목숨이 왜 목숨

인지 생각하게 한다. 잘 읽히고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는 시라는 생각이 들었

다. 쉬운 시어로 편안하게 한달음에 쓴 시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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