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게 눈속의 연꽃

shiwoo jang 2007. 4. 25. 17:18

게 눈 속의 연꽃

-황지우



1

처음 본 모르는 풀꽃이여, 이름을 받고 싶겠구나
내 마음 어디에 자리하고 싶은가
이름 부르며 마음과 교미하는 기간,
나는 또 하품을 한다
모르는 풀꽃이여, 내 마음은 너무 빨리
식은 돌이 된다, 그대 이름에 내가 걸려 자빠지고
흔들리는 풀꽃은 냉동된 돌 속에서도 흔들린다
나는 정신병에 걸릴 수도 있는 짐승이다
흔들리는 풀꽃이여, 유명해졌구나
그대가 사람을 만났구나
돌 속에 추억에 의해 부는 바람,
흔들리는 풀꽃이 마음을 흔든다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 그대가 있다
불을 기억하고 있는 까마득한 석기 시대,
돌을 깨뜨려 불을 꺼내듯
내 마음 깨뜨려 이름을 빼내가라


2

게 눈속에 연꽃은 없었다
普光의 거품인 양
눈꼽낀 눈으로
게가 뻐끔뻐끔 담배 연기를 피워올렸다
눈 속에 들어갈 수 없는 연꽃을
게는,그러나,볼 수 있었다


3

투구를 쓴 게가
바다로 가네
포크레인 같은 발로
걸어온 뻘밭
들고 나고 들고 나고
죽고 낳고 죽고 낳고
바다 한 가운데에는
바다가 없네
사다리는 타는 게,
게座에 앉네

 

 

- 어쩐지 마음으로 바람 한줄기 휘익 지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산다는 것의 비의가 있는 걸까?

아니면 그 어떤 사랑일까?

이 시를 요리조리 헤쳐보고 뒤집어 보고..

그러다 그냥 이렇게 주저 앉았습니다.

시를 맛본다는 건 내 경험과 생각 가까이 시를 끌어 당기는 일이라

때로 객관적이기 보다는 주관적일 수 없는 일,

이 시가 좋아요? 묻는다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왜요? 라고 묻는다면 한참 골똘해질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찾아야하므로..

때때로 그런 일은 비평가에게 미루고 싶어집니다. 그이들이 가장 잘 하는 일이니까요.

오늘은 그냥 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이유를 찾는다면 스무가지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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