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이장욱
나는 조금씩 너에게 전달되었다
나는 내 바깥에서 태어났다
나는 아무 것도 회상하지 않았지만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길을 걸어가는데
누군가의 기억이
내 머리카락을 들어 올렸다
내 발이 지상을 떠나가는 풍경을
행인들은 관람하였다
내 눈썹과 입술과 또 어깨가
격렬하면서도 고요하게 실종 중일때
알 수 없는 먼 곳에서
누군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햇살 속에서
두 팔을 힘꺽 벌렸다
화사한 봄날 꽃그늘 아래 걷다보면
꽃잎과 사람들과 그늘에 묻혀 내가 사라진 듯한 느낌,
내가 내가 아닌 듯한 기분 들었던 경험 없으세요?
그런 날이 기억이 떠오르는 기분.
누구라도 좋은 한 사람이 곁에 있는,
그런 날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