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에의 반가사유
황지우
아, 눈 먼 것은 聖스러운 병이다
지렁이 하나가 진흙을 기어 갔구나
해를 지탱시켜 주는 원
속의 검은 장수하늘소여
어찌 하랴, 깨달았을 때는
모든 것이 이미 늦어 있을 때다
雨後, 붉은 봉숭아 꽃잎 진 곳
눈 먼 삶이 한가닥 선을 마쳐 놓았구나
-문득 떠오른 이 시와,
거창의 비 온 뒤의 산과 하늘입니다.
그날은 오랜만에 산과 하늘이 만난 날입니다.
구름이 오작교의 역활을 했을까요?
그들 뜨거웠을 겁니다.
그래 그 다음 날은 흔적을 말리느라
땡볕이었으니까요.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는 것이겠지요.
목숨은 식을 때까지 살아 남는 것이지요.
식으면... 그때 부터는 삶 바깥의 풍경이라
아직 닿아 보질 않아 저도 모르지요.
어떤 풍경이 있을지...
다만 가만히 짐작해보는 것인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네요.
아마 내 삶 앞의 풍경이 선명하지 않아서 일겁니다.
결국 바깥의 풍경은 내 삶 안의 풍경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
오늘 횡설수설은 잠시 깜빡 의식을 놓았던 탓일거라고
혼자 생각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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