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낮,
백운호수 어디에선가 만난 이 녀석들,
그 비바람의 시절을 기특하게도 잘 견뎌내고
더운 시절을 만나고도 의연한 녀석들,
쓰다듬어 주고 싶은 그 꼿꼿함은
내가 갖진 못한 덕목이어서 더 이뻐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침 저녁 조금은 서늘해진 날씨,
잘 영글어갈 이 녀석의 씨앗을 생각하며
어쩐지 나도 그 애를 닮아 단단해질 것 같은 예감에
스스로를 낮게 격려하며 남은 더위를 느긋하게 보내며
발걸음 촘촘해질 가을을 기다린다.
가을 어느날 엔가
저 녀석을 다시 찾아가 씨앗 몇 알 얻어올 수 있을까?
저 녀석을 자손을 곁에 두고 지나침이 아닌 인연으로
만들어 볼 수 없을까?
어느 날엔가 다시 저 곳을 찾아 볼 결의를 다지며
여전히 꼿꼿할 녀석을 떠올려 본다
그러고 보니 집안 어딘가에 해바라기가 있다
고흐의 해바라기 모사화가 한 점,
고흐는 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사소한, 그러나 아주 궁금한,,,,
스쳐지나치기 힘든 끌림이 그에게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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