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마음의 오지- 이문재

shiwoo jang 2006. 3. 26. 00:07

마음의 오지

 

                         이문재

 

 

탱탱한 종소리 따라나가던

여린 종소리 되돌아와

종 아래 항아리로 들어간다

저 옅은 고임이 있어

다음날 종소리 눈뜨리라

종 밑에 묻힌 저 독이 큰 종

종소리 그래서 그윽할 터

 

그림자 길어져 지구 너머로 떨어지다가

일순 어둠이 된다

초승달 아래 나 호낮 남아

내 안을 들여다 보는데

마음 밖으로 나간 마음들

돌아오지 않는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였던 마음들

아침은 멀리 있고

 

나는 내가 그립다

 

 

 

 

 누구나 한 자락쯤 원래 나에게 비켜난

가락이 있다.

그런 자리가 있다.

마음자리 잡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날

나를 찾지 못하고

멀리 나간 마음 마중 하는 날,

아직 비워내지 못한 마음을

뒤늦게 떨어내고서야

들일 수 있다.

내 안의 오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가까이 있다

깨달음의 순간

어디서 뎅그렁 푸른 종소리 !

'poem > 時雨의 시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꼭지- 문인수  (0) 2006.04.10
마음의 짐승- 이재무  (0) 2006.03.26
절하고 싶었다-황동규  (0) 2006.03.20
기차는 간다- 허수경  (0) 2006.03.13
수은등 아래 벚꽃- 황지우  (0) 200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