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good/책상앞에서

늦눈인지 봄 눈인지..

shiwoo jang 2006. 3. 13. 23:16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것이 있듯이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것이 있다

오늘 내린 눈이 그러하여.

늦눈인지 봄눈인지 모를 눈이 내렸다

벚꽃 지는 모습을 보고  눈내리는 모습같아 환호했는데

봄눈 분분한 모습이 꽃지는 모습같아 탄성을 터트린다.

뜻하지 않은 눈에 발이 묶여 늦은 선생을 대신해서

눈이 수업을 하는거라 어린아이들 처럼 좋아했던 사람들,

어떤 형태로든 문화예술 쪽으로 발을 담그고 사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이 돌발상황을 천연덕스럽게 즐긴다.

일상성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것, 생경한 것들을 찾아내는 사람들,

오십 분 가량 눈 선생이 수업에 빠져 정작 수업하러 먼길 달려온

선생이 조금 머쓱해지나 했던 순간.

선생도 함께 즐기는  분위기고 보면....

이 문화예술 운운 교육도 이제 막바지이고 뭔가 새로운 일을 찾느라

분주한데 어찌 하다보니 내일은 일정이 겹쳐버렸다.

한쪽에 몰입하지 못하면 양쪽 다 그르치는 경우가 많은데

양다리 걸친 바람둥이의 심정이라고 해야하나...

가끔 들쳐보는 채근담의 문장이 와 닿는 순간

 

- 물은 흘러도 그 언저리에 소리가 없으니 시끄러운 곳에서

도 고요한 멋을 얻을 것이요, 산은 높건만 구름이 거리끼지

않으니 유에서 나와 무로 들어가는 기틀을 깨달으리라

 

  집착하는 경계를 나와 초월하는 경지에 들어가야하는데

내 보기엔 참 요원하다. 해탈 해야 가능한 경지가 아닐까.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어림 없는 일이지...

생각만 낮에 봄눈처럼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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