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취한 배

shiwoo jang 2019. 2. 1. 15:10

취한 배


                 랭보


나는 도도한 강물을 따라 내려갈 때, 나는

예인자들이 날 인도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떠들썩한 인디언들이 그들을 깃발 기둥에

발가벗겨 묶은 뒤 과녁으로 삼아버렸다


플랑드르 밀이나 영국 목화를 나르는 나는

선구들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내 예인자들과 동시에 그 야단법석이 끝나자

나는 원하는 곳으로 강물을 따라 흘러흘러갔다


지난 겨울, 물결의 성난 찰랑거림 속으로,

어린이의 두뇌보다 더 말 안 듣는 나,

나는 달려갔다! 하여 출범한 반도도 더 기승스러운

혼란을 겪지 않았다


폭풍우가 내 해상의 각성을 축복했다

코르크 마개보다 더 가볍게 나는 춤추었다

조난자의 영원한 짐수레꾼이라 불리는 물결 위에서,

열 밤 동안, 등대이 어리석은 눈을 그리워하지도

않고!


신 능금 같은 어린이의 살결보다 부드럽게,

푸른 바닷물이 내 전나무 선체를 꿰뚫고,

키와 닻을 흩뜨리면서, 나에게서

푸른 술 자국과 토사물을 씻어냈다


그때부터 나는 별들이 우러나는 젖든 바다의

시에 기꺼이 잠겼다. 푸른 창공을 탐욕스레 보면서

바다의 시에는 넋을 빼앗겨 파랗게 질린 뗏목...

사념에 잠긴 익사자가 때때로 떠내려가고,


알콜보다 강하고 리라보다 장대한

쓰라린 사랑 적갈색 얼룩이 반짝이는 햇살 아래

헛소리와 느린 리듬 되어 술렁인다! 갑자기

푸르스름한 바다를 물들이면서


나는 번개로 갈라지는 하늘, 소용돌이와

파랑과 해류를 알고 있다, 나는 저녁을,

비둘기 무리처럼 고양된 새벽을 알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보인다고 믿는 것을 때때로 보았다!


나는 낮은 태양을 보았나니, 그것은 신비한 공포로

얼룩져, 아주 옛날 연극의 배우들과 비슷한 긴 보랏빛

응고선들로, 덧문 떨리는 소래를 내며

멀리 굴러가는 물결들을 조명했다!


나는 꿈꾸었다 눈부신 눈이 내리는 푸른 밤을,

천천히 바다의 눈들로 올라오는 입맞춤을,

들어보지 못한 수액들의 순환을,

그리고 노래하는 형광체들의 노랗고 파란 깨어남을!


나는 신경질적인 암소떼들처럼 암초에

부딛치는 파도를, 여러 달 내내 뒤따랐다

마리아의 빛나는 발이 콧잔등을 헐떡이는 대양에

처박을 수 있을 거라는 건 생각도 않고!


알다시피 나는 사람의 피부를 한 표범의 눈들이

꽃들과 뒤섞이는 믿기지 않는 플로리다,

수평선 아래에서 청록 가축떼에

고삐처럼 묶인 무지개들과 부딛혔다!


나는 보았다 거대한 높이, 레비아탄

한 마리가 골풀 사이에서 온통 썩어가는 통발이,

잔잔한 가운데 물이 무너져내리는 곳이,

심연 쪽으로 폭포를 이루는 먼곳이 술렁이는 것을!


빙하, 은빛 태양, 진주모빛 물결, 잉걸불의 하늘!

갈색 만들의 밑바닥에 펼쳐진 보기 흉한 양륙지들,

거기에선 이들이 득실대는 거대한 뱀들이

검은 향기를 내뿜으면서 비틀린 나무에서 떨어진다!


나는 푸른 물결무늬의 그 만새어들, 그 황금빛 물고기들,

그 노래하는 물고기들을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으니

------꽃의 거품들은 내 출항을 가만히 흔들어주었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바람이 가끔 나에게 날개를 달아 주었다


때때로, 흐느끼면서 내 옆질을 부드럽게하는 바다가

극지방과 여러 기후대에 싫증난 순교자인 나를 향해

노란 현창까지 그 어둠의 꽃들을 올라가게했고,

나는 무릎을 꿇은 여자처럼 가만히 머물렀다.......


섬처럼, 내 가장자리 위 갈색눈의 욕쟁이 새들

그것들의 구슬픈 울음과 똥을 피하려 몸체를 뒤흔들면서,

그리고 나의 연약한 줄들을 가로질러 익사자들이

잠자러 내려갈 때, 거꾸로 항해했다!


그런 나, 작은 만들의 머리칼 아래 길을 잃고,

태풍 때문에 새들 없는 창공 속으로 던져진 배,

소형 군함과 한자동맹의 범선들이라도 물에 취한

나의 시체를 건져올리지 않았을 나,


자유롭고, 담배 피우며, 보랏빛 안개에 싸여 상승하는 나,

훌륭한 시인들에겐 맛좋은 잼인,

태양의 이끼와 쪽빛 콧물이 있는

붉어가는 하늘에 벽처럼 구멍을 뚫은 나,


7월이 불타는 듯한 폭발 구멍들이 있는 군청빛 하늘을

몽둥이 타작으로 무너지게 했을 때,

전기 궁형 구름들에 얼룩지고 검은 해마들의 호위받으며

미친 널판때기처럼 달린 나,


베헤모트들의 암내와 깊은 소용돌이의 신음 소리를

50햐라 벆에서 느끼고는 전율하는 나,

파란 부동상태의 영원한 도망자

나는 옛 난간들의 유럽을 그리워한다!


나는 항성의 떼섬들! 그리고 헛소리하는

하늘이 표류자에게 열려 있는 섬들을 보았다.

----- 수많은 황금빛 새들이여 오 미래의 원기여,

너가 잠들고 유배되어 있는 곳은 저 밑바닥 없는 어둠속인가?


그러나, 진실로, 나는 너무나 울었다! 새벽은 가슴을 에는 듯하다

모든 달이 지긋지긋하고 모든 태양이 가혹하다

쓰라린 사랑이 나에게 황홀한 무기력을 불어넣었다

오 내 용골이여 깨져라! 오 나를 바라로 가게하라!


내가 유럽의 물을 원한다면, 그것은

웅크린 어린이가 향기로운 황혼 무렵에

슬픔으로 가득차 오월 나비처럼 연약한

배를 띄우는 검고 차가운 물웅덩이이다


오 파도여, 나는 그대들의 무기력에 젖어,

이제 더 이상 목화운반선을 바짝 뒤따를 수도,

군기와 삼각기들의 오만을 방해할 수도,

거룻배들의 끔직한 눈 아래에서 항해할 수도 없다



--시를 시작한지 2년만에 출발점 뿐아니라 이후 문학적 전통마저 돌파해버리고

현대시의 원조를 남아있는 언어를 창조했다는  랭보의  취한 배...

그저 감탄하며 옮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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