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가을 길

shiwoo jang 2006. 11. 6. 14:54

 

 은행잎이 떨어지면

길은 홑이불을 깔아 놓은 듯  바스락 거리기 시작한다.

가을길은 그래야한다.

쓸어버리지 말아야한다 가랑잎들,

떨어지는 것이 달음박질 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바람에 질주하는 나뭇잎들도 있었다.

그러나 저 잎들은

순명하는 자세가 다소곳하기까지 하다.

간밤 비에 이제 남은 잎이 없을 듯,

그 비가 나뭇잎을 집착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접작제처럼 땅에 엎드리게 한다

남은 목숨에 집착하는 건 그의 의지가 아님에도

착각하게 한다.

이제 비가 그쳤다

내일은 환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다시 훌훌털고 바스락 거릴 나뭇잎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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