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이 떨어지면
길은 홑이불을 깔아 놓은 듯 바스락 거리기 시작한다.
가을길은 그래야한다.
쓸어버리지 말아야한다 가랑잎들,
떨어지는 것이 달음박질 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착각할 정도로 바람에 질주하는 나뭇잎들도 있었다.
그러나 저 잎들은
순명하는 자세가 다소곳하기까지 하다.
간밤 비에 이제 남은 잎이 없을 듯,
그 비가 나뭇잎을 집착하게 할지도 모르겠다.
접작제처럼 땅에 엎드리게 한다
남은 목숨에 집착하는 건 그의 의지가 아님에도
착각하게 한다.
이제 비가 그쳤다
내일은 환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다시 훌훌털고 바스락 거릴 나뭇잎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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