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만해마을 나들이... 덤으로 백담사까지..

shiwoo jang 2006. 11. 28. 22:14

주말 만해마을 다녀왔습니다.

공식적인 행사를 빙자한 늦가을 나들이 였다고 할까요?

머리 아픈 일들이 너무 많이 지근거리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어

날아온 메일과 초대의 글을 빌미로 집을 나섰습니다.

만해마을 가까이 갈수록 맑아지는 하늘과 싸한 공기가

사람을 차~암 행복하게 하더군요. 마음은 풍선이 되어버렸습니다. 둥둥~~


만해 마을 풍경입니다. 처음에 이 건물 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더랬습니다. 그런데 자주 보니까 익숙해져서 인지 나름대로 괜찮군...으로 바뀌더군요. 아무려면 어때요. 저 하늘빛 만으로 설레다 못해 황홀했는데요.


재미없는 그러나 가만.... 듣고 보면 들을수록 괜찮은 내용이라 솔깃해져서 귀기울였습니다. 비평가 박철화씨의 발제도 좋았고. 토론도 제법 진지했고요..  그담 순서에 와선 시들하고 재미없어 슬쩍 빠져나와

뜬구름 잡아버렸습니다.


 만해마을로 들어서는 평화의 벽엔 작가들의 자필 동판이 있습니다. 유명짜한 시인 묵객들의 시와 들어본 적 없는 외국시인들의 글도 함께요..2005년 무슨 행사 끝에 만든 이벤트라던데요.  회색 담벼락과 동판이 제법 잘 어울리던데요. 너무 다닥다닥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이 남자.. 제가 제법 좋아하는 남자랍니다.

이름은 안치환이라고요. 이 남자는 노래 부를 때가 제일 멋져요. 노래 부를 때 보면 목에 핏대가 서요. 그래서인지 노랜 참 시원하게 잘 불러요. 우렁우렁하게...


뭐 노래와 이야기와 술이 곁들여진 긴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백담사에 올랐습니다. 저 짝 길이 선방가는 길인데. 반승반속 생활을 여기서 오래한 한 작가의 꼬리를 잡고 선방으로 향하다가 한 처사님께 혼났습니다. 분내 풍기고 가는 곳이 아니었나봐요... 그렇지만 ...결국은


 주지스님 방에 가서 산뽕잎차를 대접 받고야 말았습니다. 나중에 차를 너무 마셔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산뽕잎차가 울렁울렁.... 뱃속에 넣은 것도 모자라 산뽕잎차를 잔뜩 얻어 왔습니다 그려...

하룻밤 이틀 낮 동안 그간 푹 찌들었던 영혼이 호사를 누리고 왔습니다. 하늘과 땅과 사람들이

새로운 생기를 제게 주었습니다. 당분간 푸들푸들 살아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제게 각별한 선생님도 뵙고  사람좋은 작가들도 만나서 회포를 풀고  돌아 왔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저는 부자로 살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 푸들한 생기가 사라질 즈음 또 한번 갈일이 있다는...그래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는...

그래서 한동안  입 큰 개구리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쓰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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