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황지우
물기 남은 바닷가에
긴 다리로 서 있는 물새 그림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서서
멍하니 바라보네
저물면서 더운 빛나는 저녁 바다를
- 저물무렵이면 더욱 빛나는 건 사람도 마찬가지라
뜨겁고도 치열하게 살다간
채 익지못한 채 떠난 한 사람의 부음이 가슴시리다
모든 것을 문학에 걸고 뛰어들었던
아직 젊은 그녀를 떠올리며
그 처럼 빛났던 이유가
저물기 위해서 였다는 것,
그 빛나던 순간을 뒤로 저무는
바다에 나는 그녀를 가만히 놓아 주네
죽음이 찾아오면 힘껏 껴 안을거라는 그녀를
나는 가만히 띄워보내네 노을진 바다위에....
그나저나 이 남자, 황지우시인은
뭔가를 아는 사람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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