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전주곡들- 엘리엇

shiwoo jang 2006. 6. 6. 20:54

1

겨울 저녁이 통로마다에

비프 스테이크 냄새와 함께 가라앉는다

여섯시,

연기 피운 하루들의 타버린 동강이들

그리고 지금 돌풍 소나기가 너의 발치의 시든 잎새

들과

공터 신문지의

검댕이 낀 조각들을 싼다

소나기는 쪼개진 차양과

굴뚝과 토관을 때린다

그리고 거리 구석에선

외로운 마차 말이 몸에서 김을 내며 발을 구른다.

그리고 다음엔 가로등 램프들의 점등

 

2

아침은 의식을 회복한다

일찍 여는 커피 노점으로 몰려가는

흙 묻은 모든 발들이

톱밥을 짓이기는 거리로 부터

희미한 김빠진 맥주냄새를

아침 시간이 다시 시작하는

또 다른 가장 무도회 앞에서

수많은 월세 방 속에서

우중충한 커튼을 올리는

모든 손들을 생각한다

 

3

너는 침대에서 담요를 던지고

너는 누워, 기다렸다.

너는 좋고, 밤이

네 영혼을이루는 수많은 천한 이미지들을

드러내는 것을 지켜 보았다

그들은 천장에서 명멸했다

세상이 다시 돌아와

햇빛이 덧문 사이로 기어들고

참새들이 낙수 홈통에서 재재거릴 때,

너는 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거리의 그런 모습을 보았다

침대가에 앉아 , 머리칼을 접었던

종이들을 비틀고

흙 묻은 두 손바닥으로

노란 발바닥을 꼭 싸잡으며.

 

4

그의 영혼은, 도시의 한 블록 뒤로 사라지는,

혹은 네시 다섯시 여섯시에

집요한 발길에 밟히는

하늘을 따라 틈새 없이 뻗어있다.

그리고 파이프에 담배를 담는 짧고 모가 난 손가락

들,

그리고 석간 신문들, 그리고 어떤 확신에 의해

확신을 얻은 눈들,

세상을 떠맡으려고 조바심치는

더러워진 거리의 자각

 

이들 이미지들 주위로 웅크리고, 그리고

달라붙는 심상들에 내 마음 끌린다

어떤 한없이 순하고

한없이 아파하는 것에 대한 생각.

 

네손으로 입을 한 번 훔쳐라, 그리고 웃어라:

세상이 공터에서 땔감을 줍는

늙은 여인들 처럼 돌고있다

 

                      T,S, 엘리엇, 전주곡(황동규 譯) 전문

 

 

 

- 선명한 이미지들에 질식할 것 같은,

  1922년 발표, 그에게서 현대시의 시작이라고 해야하나...

   나 선명해지고 싶다 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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