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22일, 매월 네째주 토요일 토지문화관에서는 문학강연이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시인 최승호와 함께 했습니다.
그의 시를 보면 참 건조하다. 너무 건조해서 읽어내기가 부담스러울 정도 였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강연은 그다지 큰 기대 없이 갔었습니다.
시의 공간이라는 주제로 시작한 강연은 5월 고비사막을 다녀온 이야기로 풀어나갔습니다.
그는 다큐팀과 사진작가 김중만과 함께 열흘 동안을 고비사막을 횡단했다고 했습니다.
그가 본 고비사막은 황량하고 심심하고... 시선 둘 곳 없는 곳이었을까요?
고비에서 그는 97편 정도의 초고를 썼다고 했습니다
그가 본 사막으로 그는 그 자리에 있는 관객을 모두 초대했습니다.
우리는 고비사막에서 그가 본 것을 보고 그가 느낀 것을 느끼고
그가 겪은 일은 함께 겪었습니다.
최근 그처럼 몰입한 강연은 처음이었습니다.
수도자 같은 경건함 까지 느껴지는 그는 참으로 많은 사유를 하고
고민하고 끊임없이 물색하고 모색하는 시인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얼마나 게을렀나
나는 시를 위해 무엇을 했나...
나를 반추하게 만드는 거울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의 강연은 나의 주파수와 감정선을 건드려 나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오랜만에 참 좋은 시간이었었습니다.
제가 느낀 모든 것, 그 자리에 함께한 사람들 모두 느꼈다고 하더군요.
다시 집안에 있는 최승호의 시집을 뒤져보려합니다.
다시 읽기 위해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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