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그림이 있는 풍경

어제 만든 인연

shiwoo jang 2006. 5. 30. 16:02

인사동 나들이 갔습니다.

딱히 인사동 나들이는 아니었고요. 일이 있어 서울 간길에 인사동 나들이를 한 것이 맞겠지요.

두시에 출발했으니 그리 이른 시간은 아니었지요.

오후의 인사동 햇살은 적당히 게으름을 피기고 하고 제 맘가는 데로 자리 펴고

누운 못습이 인간적이었습니다.  참 인간적인 햇살이었지요.

 

- 어느 공방 앞이 었는데요. 이곳에서 햇살은 푸른 잎새에 기대 낮잠을 청하더라는...

 

 

 느릿느릿 탐색전도 없이 내키는 곳으로  발걸음은 향하고.  잠시 마실갔다가 내집으로 돌아온 양  편안하게 갤러리 문을 열고...  그 순간 마음은 흔들리거나 뛰거나...

 

           - 손님 없는 통문관은 개점휴업인지라 돌아올 때는 어느새 셔터가 내려졌더라는...

 

 

뷔페에 온듯 마음것 탐식을 하고... 이 작가는 색감이 빼어나고 저 작가의  감칠맛이 나고..

요 작가는 그래...담백한 맛이네... 혼자서 구시렁거리며 맛나게 시식을 하던 순간..아주 특이한 그림이 눈에 들어오더라는.... 처음에 파스텔인가? 아님 유환가? 수채는 아닌데....

혼자 요리조리 기웃거리다... 맘에 드는 작품 앞에 서니 슬슬 욕심이 일기 시작하더라는 거지요.

저,,,,,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일층 전시장에서 사진찍지마시오! 라는 경고문에 얼어버려 카메라를 가방에 넣어두고  있다가 

어렵사리 물어봤더니  아주 밝은 음성으로 네 찍으세요~~

카메라를 꺼내 맘에 드는 작품 앞에서 셔터를 눌렀지요. 어랏... 큐레이터이거나 당번인줄 알았더니이 젊고 아릿따운처자가 작가라네요..

                                 -이희정作 벙어리 가수. 장지에 분채.석채 117x91cm 2005.

 

한국화를 전공했다는 그녀의 작품은 한국화 같지가 않아서 당혹스러웠습니다. 작가는 벙어리 가수라는 작품을 그리게 된 동기라던가. 그림의 재료 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이 작가 작품 뿐 아니라 인간까지도 반하게 하는 힘이 있더군요.

 

                                -벙어리 가수의 작가 이희정

 

 저에게 꿈이 있는데 그건 뭐냐면 젊거나 어린 작가들의 개성이 강하고 독특한 그림들을 한 점씩 사모으는 좋은 콜렉터가 되는 것입니다. 이 작가의 그림도 너무 마음에 들어 한점 서서 걸고 싶은 충동이...언젠가 이 작가의 작품 한점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고요.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 능숙한 배려01, 02

 

그녀의 작품 이름 또한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이었습니다. 시간을 맞추다, 오래된 거울, 최적의 시간, 예상된 질문, 간단한 대답 등등...

 

 

그녀의 작품은 회상, 기억, 추억의 이미지화.... 혹은 내면의 이미지화. 인간의 껍질이라 할 수 있는 옷을 통해 들여다 보는 기억의 일부. 그 이미지가 아닐까요?  한국화 같지 않은 분위기의 유니크한 그림을 그리는 이 작가의 작업실을 언젠가 찾아가 볼 생각입니다.

 

아참 보너스.  하나...    짧는 시간에 그녀가 그려준 나, 이 순간도 벌써 기억의 일부로 편입이 되었군요.  아참 이곳은 가나아트 스페이스였고요 이 전시는 오늘까지군요. 지금쯤 그림은 다 내려지고. 구매자에게로 혹은 그녀의 작업실로 가 있겠네요. 저는 또 좋은 사람과 짧지만 귀한 인연을 얻었습니다.  밤늦게 집으로 향하면서 왜 그렇게 기분이 좋았던지...저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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