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공연장을 다녀와서

shiwoo jang 2006. 5. 17. 22:51

                                                   -연주가 끝난 무대

 

 한동안 공연장을 찾을 여유( 정신적, 시간적 그외 여러가지 이유가 포함된)가 없어

집에서 음반을 듣거나 운전하면서 KBS-1FM 라디오로 듣는 것으로 갈증을 달래곤 했는데

 KBS 교향악단 초청 공연이 원주에서 있어 오랜만에 공연장 나들이를 갔습니다.

사전에 레파토리도 몰랐고 그저 공연이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가자는 이야기에

무작정 나선 걸음이었습니다.

치악예술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공연장에 도착한 시간은

공연시간보다 한참 이른 시간이었지요.

치악예술관 앞에서는 아이들로 북적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공연에 몰입하기 힘들겠다 싶었지요.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의 옷차림도 정장이 아닌 케쥬얼 차림이 많았지요.

뮤지컬이나 연극을 넘어서는 공연이라면 적어도 정장을 해야하는 것이 공연예절인데 말이지요.

아주 어린 아이들도 있었는데요.

어린아이에게 한시간이 넘는 클래식 연주회는 다소 무리긴 하지만

가족이 함께 음악회에 나선 거라면

엄마나 아빠가 먼저 정장으로 하고 아이에게도 예쁘고 단정한 옷으로 차려주고

음악회에 가려면 이런 옷차림으로 가야한다 말해주고 지켜야할 몇가지를 일러주었다면

아주 멋진 엄마 아빠가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그리고 그 순간이 체험학습의 순간이고 경험이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멀리 있는 교육이나 가르침이 아니고 이런 기회가 좋은 가르침의 기회일텐데 말이지요.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난 은근히 공연이 끝난 뒤의 무대를 사랑한다.  오래남아 서성이는 그 여운을..

 

KBS 교향악단초청 연주회는 서울 신인음악 콩쿠르 수상자의 협연 무대와 겸했습니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신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들의 파워플하고 진지한 연주도 좋았고요.

관록과 무르익은 기량의 KBS연주도 좋았습니다.

연주곡은 가볍고 드라마틱하고 때로는 부드럽고 다이나믹한 곡들이

마치 봄의 느낌을 샘플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  신인 소프라노 이명주의 그대 있음에 , 오페라 루이즈 중 그날이후,

이소란의 바이얼린 협연으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77중 1악장,

로시니의 비단 사다리 서곡, 바리톤 최종우의 산아, 그라나다.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 C장조 작품 26중 1,3악장을 한상일의 피아노 협연으로

들여주었습니다.

이 음악들로 여름에 가까운 봄밤이 환해 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비단스카프가 바람에 날려가는 느낌도  .

통통 튀어오를 듯 가벼워지는 느낌도,,,,

한순간 격정적이고 뜨거운 기류가 몰아지는 느낌도..

봄밤을 다양한 색채로 물들여주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다 퇴장하고 난 뒤의 무대를

카메라로 찍고 나오는 순간의 느낌은...뭐라고 말을 할까요?

살아있음이 행복하다는 .... 그래서 감사하다는 ...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선 모짜르트 교향곡  41번 쥬피터 2악장이 흘러 나왔는데요

볼륨을 최대치로 업해서 들으며 왔지요. 집앞에 와서도 들어오기가 싫어

한동안  음악속을 서성이다 들어왔습니다.

어쩐지 오늘밤은 쉽게 잠들지 못할 것 같은...

그누군가의 말처럼 ... 아름다운  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