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내소사 꽃문양 문살

shiwoo jang 2006. 5. 14. 15:04

 

불교도가 아닌 제가 가끔 찾는 절이 두어군데 인데요...

제가 절을 찾는 이유는 그냥 입니다. 딱히 기원도 경배도 아닌 그야말로 그냥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절집은 부석사와 선운사...그리고 동해의 이름없는 작은 절 하나 입니다.

이곳은 자주 찾는 절이 아닌, 선운사 가는 길목에 들렀다 가는 절집입니다.

내소사.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처럼은 아니지만 전나무 숲길도 아기자기하고

소박하고 단아하다는 느낌이 드는 절집인데요.

이 곳에서 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이 꽃 문양입니다.

시간이 벚겨낸 단청을 다시 칠하지 않아 원래 나무 그대로의 결과 옹이가 살아 있어고

벌어진 틈도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고 기품이 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번잡하지도 야단스럽지도 않은

차분하고 단정한 아름다움..가만 보면 문마다 꽃문양이 조금씩 다른 걸 볼 수 있는데요.

사진은 이 사진 뿐...

시간에 쫓겨...그리고 많은 인파에 밀려 제 차례가 쉽지 않아서 라는 핑게로...

마음에 드는 그림이나 조각, 건축물을 만나면 그곳에서 눌러 앉고 싶은 생각을

해버리는 저로선 이 꽃문양의 유혹 떨치기가 어렵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이 많을수록 그 유혹은 참 깊고도 끈질깁니다.

다시 내소사로 가게 될 날이 있겠지요. 그때는 좀 더 긴 시간을 갖고

이 꽃문양문살과 많은 이야기를 해 볼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