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good/책상앞에서

어느날 문득 주인 없는 편지를 쓰다

shiwoo jang 2006. 4. 17. 14:58
오늘은 봄이라긴 좀 헷갈리는 날씨에요.
아침 집을 나서는 길이 너무 차서 사월을 의심하기도 하고요.
간밤에 센 바람에 벚꽃 잎 많이 떨어져 나무가 휑하니 안쓰럽네요.
잘 지내시지요?
봄날이 깊어 갈수록  산이며 나무들 살이 올라
몽실몽실 예뻐지는데 봄을 타는 건지
기운이 점점 빠져버려 꽃 그늘을 지나갈 때 그만
기죽어 버립니다.
쟤들은 저리 이쁜데 난 시들어가나? 뭐 이런 생각으로요
어린 벚나무들 까지 덜 자란 몸으로 꽃을 피워 올리는데야
하, 쟤들이 뭘 안다고 저러나 싶기도하고요
어쨌든 봄은 기죽기 좋은 계절입니다
꽃 앞에서 당당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어쩐지 수들수들해져 버리네요.
월요일입니다 또..
오늘도 월요병 이기기위해 커피를 거푸 두잔을 마시고
터져나오는 하품 꾹꾹 눌러 넣고
온몸이 늘어진 테이프처럼 쳐지는 걸
제법 빠른 걸음인 척도 해보고요
봄을 살아가기 위해서 견디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봅니다.
살아가는 일 어떠세요?
저는 일주일 중 제일 힘든 날이 월요일 같은데요..
아마 휴일을 잘 못 보낸 탓이겠지요.
다음 주 부터는 제대로 휴일을 보낼 궁리를 해봐야겠어요
월요일에 푸들거리며 살아오를 수 있도록요
글도 뭐도 의욕없는 월요일입니다.
혹 저녁이 되면 살아나려나? 제가 야행성이긴 하거든요.
뜬금없는 편지냐고요?
그냥,  안부가 궁금해서요..
봄날 잘 살아내시는지도 궁금하고요..
그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