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삼월 어느 봄밤에

shiwoo jang 2006. 3. 24. 20:30

 

 

삼월 어느 봄밤에,

그것도 바람이 적당히 살랑거리는 밤에 말이지요

무엇을 하면 가장 멋진  삼월의 마무리가 될거라 생각하세요?

어제밤, 작은 시 낭송회가 있었습니다.

대단하고 그럴싸한 시낭송회가 아니라 그저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시낭송모임이라 작은이라는 형용사를 더한 것 이지요

아마추어 시인들의 자작시를 낭송하고

아,프로 시인도 있습니다. 여기서 프로라는 말이 걸린다면

뭐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무튼 잘 알려진 시인도 있다는 이야기지요.

역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연주가의 플룻 연주가 더해졌구요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극단 노뜰의 

좋아하는 멋진 대표이자 연출가인 원영오 선생님의  덕담도 있었습니다

이분은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 존재감이 느껴지시는 분이거든요

참 유니크하고 멋진 분입니다 이분, 그래서 좋아하는 분이지만요

매달 한 두분 정도의 게스트를 모시는데요 이번에는 이 분이었습니다.

시낭송 장소를 통째로 빌린 것도 아니었고요 인심좋은 레스토랑 주인의

양해를 구하고 작고 예쁜 레스토랑 한 쪽을 빌려서 만든 자리였지요

 꼭 일삼아 오지 않더라도

귀동냥으로 듣고 즐길 사람은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었지요.

매달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그런 조촐한 행사가 있는 것 안다면

일삼아 들려서 듣는 즐거움도 솔솔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참 소박하고 다감한 시모임이었습니다.

                                        - 음악이 있는 , 작은 시 낭송 모임

 

 

이만하면 삼월을 배웅하는 멋진 일이 아니었나요?

어디서 언제 하는지 궁금하시다고요?

궁금하시다면 살짝 물어보시면 답해드리지요.

그런데 정말 살짝 물어보셔야해요... 왜냐하면 그곳은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신다면 기꺼히 반기지요.

뒷풀이로 맥주 한잔 한 탓에 또 홍익인간이 되었고

그 여파가 오늘까지 이어져 아주 까칠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 또 봄밤이 오니 다시 푸들푸들 살아나네요.

전 아무래도 올빼미족 맞나봅니다.

주말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이번에도 그냥 허방으로

끝낼지 어떨지. 아무래도 봄은 한자리에 그냥 있긴

좀 억울하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