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장미를 본 적 있나요? 초록, 연두, 오렌지 색깔도 다양한 장미를 보았습니다.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만난 예기치 못한 그 어떤 것, 그것이 푸른 장미였습니다.
처음엔 신기했고 그 다음은 어쩐지 불편했다면 어떨까요?
자연스럽다는 것과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의 경계가 어디까지 인지 모르겠지만
이 불편하다는 것은 생경함에서 오는, 익숙지 못한 것에서 오는 불편함이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느낌에서 오는 불편함이었고
어쩐지 이건 아니다 싶었거든요. 왜 그랬을까요?
분재를 볼 때 느끼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지요.
인간의 의도 대로 생각대로 나무를 키우기 위해 가지를 철사로 묶고 동여매고
분재된 나무를 보면 어쩐지 제가 그 나무가 된 양 몸서리쳐집니다.
그래서 일겁니다. 꽃 뿐만 아니라 잎사귀까지 물든 것을 보면 푸른 장미가 생긴 내력이
대충 짐작이 가서지요.
꼴이란 말이 있지요 원래 제가 생긴대로 난 그대로가 그 사물의 꼴이겠지요.
원래 그대로 원래의 꼴을 갖추고 사는 것이 사람에게나 생물에게나
필요하다 싶어요. 억지로가 아니 제대로...
성형에 대한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심각한 장애가 아니라면요.
그 장애가 정신적인 것이든 육체적인 것이든...
제 꼴을 해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 절대적이지 않을 겁니다.
언제 그 생각이 달라질지 모르니까 여지를 남기는 것이 좋겠지요?
왜냐면 지금의 저도 잘 모르는데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나...지금 생각은 푸른장미는 예쁘긴하지만 어딘지 불편하고 불안해요.
아참, 이 사진은 이스탄불의 탁심에서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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