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우리 땅 구석구석

터키여행 8-갈라타타워 그리고 파란 부적

shiwoo jang 2006. 3. 13. 23:48

 

 

                                                                     - 갈라타 타워벽면의 안내문

 

페라 팔라스 호텔을 걸어나와 갈라타 타워로 향했습니다. 갈라타 타워는 1348년 제노바 이주민들이 자신들의 정착지를 지키기 위해 건립했습니다. 제노바 이주민들은 자유무역을 허락받고 라틴의 점령 아래 반 독립 상태를 유지했다고 하네요. 갈라타 타워는 관망권을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경우라고 할까요? 갈라타 타워만 본다면 그 자체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갈라타 타워에 올라가서  한바퀴를 돌면서 내려다 보면  이스탄불의 전경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 옵니다.  그다지 맑은 편이 아닌 날씨 였음에도 이스탄불의 경치는 환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갈라타 타워는 레스토랑과 나이트 클럽으로 운영되고 작은 기념품 점도 있었는데 나자르 본죽이라 불리는 부적과 세마빈( 수피댄스)에 관련된 시디와 기념품을 판매했습니다. 

                                -갈라타 타워 기념품 점에서 찍은 나자르 본족

 

  나자르 본죽은 터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바탕에 까만 눈이 그려진 유리 제품으로 터키사람들은 이 본죽이 악마의 시샘이나 악운으로 부터 사람을  지켜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터키를  떠나던 날 아이가 이스탄불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느라 몸에 지닌 금속으로 된 벨트와 잡다한 열쇠소리를 빼내어 건내는 과정에서 선물 받은 본죽이 떨어져 깨지자 검색요원이 '배드아이' 라고 하던 말을 들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따로 불러내 가방을 열어보게 했습니다. 뭔가 좋지 않은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였을까요? 본죽이 깨진 것은 내게 오는 악운이 본죽으로 들어가서  깨진거라고 했습니다. 우리 식으로 액땜했다는 식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본죽을 사면 되는 것입니다.

 

 본죽은 유리로 되어 있어 잘 깨집니다. 가격도 사고 부담없지요. 항공기, 버스, 상점 어디에서나 본죽을 쉽게 볼 수 있고 터키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특이한 모양의 본죽 열쇠고리를 여러개 샀습니다. 만나는 사람들 하나씩 선물하면서 본죽에 대해 설명했더니 다들 예쁘다 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본죽을 보면 터키가 떠오릅니다.  한 나라를 떠올릴 수 있는  이런 상징물 하나 정도 있는 것도괜찮은 일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하면 떠오르는 상징은 무엇일까요? 태극선?  복주머니? 아니면?

 

   기념품점에 전시된 세마빈 시디와 세마빈 인형을 보고 갈라타 타워가 어떤 형태로든 세마빈과 관련이 있다는 짐작을 했는데  뒤에 찾아본 자료에서는 갈라타 타워내에 갈라타 메브레비하네 (개방적인 탁발승 센터)가 있다고 한다. 코냐의 탁발승과 갈라타의 탁발승은 같은 신앙의 뿌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갈라타의 탁발승은 개별 데데(스승)을 가지고 있으며  종교의식인 세마빈 의식에 여성 참여를 처음으로 허용하였습니다. 수피댄스의 실연은  여름에 2주간 매일 개최하고 12월17일 메브레비 축제일을 즈음하여 개최한다고 합니다.

 

                                                 -갈라타 타워에서 내려다 본 유대인지구

 

 갈라타타워는 이스탄불 젊은 연인들의 멋진 데이트 코스인지 발렌타인을 앞둬서 인지 데이트 중인 연인들이 더러 눈에  띄었습니다. 전망대 실내는 레스토랑이었고 베란다 난간같은 좁은 공간을  돌면서 사방 풍경을 보는데 레스토랑 안에서  속삭이는 커플들과  바깥 경치를 보면 속삭이는 다정한 커플들의 모습이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 갈라타 타워 입구에서 로컬가이드 데메트와 일행들

 

 

 갈라타 타워에서 내려온 우리는 로컬 가이드인 데메트와 함께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보통 해외여행, 단체 여행일 경우는 TC라 불리는 인솔자와 현지가이트 그리고 라이센스를 가진 로컬가이드와 기사가 동행합니다. 6명 이상인 경우는 단체관광객으로 로컬가이드 를 동행 해야하고요. 우리 경우 작은 그룹이지만 7명이었으므로 로컬가이드를 동행해야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와 동행할 로컬가이드는 데메트라는 밝고 쾌활한 성격의 아릿다운 20대 여성이었지요.  데메트는 열흘간의 일정을 함께 하며 많을 것을 공유하고 함께 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매력은 빛을 발했습니다. 데메트와의 이야기는 뒤에 또 나오겠지만 같은 여자가 봐도 참 멋진 여성이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비행기나 호텔에서는 단체를 적용 못한 탓도 있었고 경비 지출을 최소한으로 해야하는 까닭에 현지 가이드 없이 다녀야했습니다. 인솔겸 코디역을 하셨던  이희수교수께서 가이드와 통역을 맡아 해주셨으므로 우리는 쉽게 듣기 어려운 강의를 짬짬이 들을 수 있었고 어디서도 받을 수 없는 안내를  받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오늘 밤 가야할 곳은 디아르바크르,  별다른 사전 지식없이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 국내선을 타는데 왜 이렇게 검색이 까다로운 거냐고 툴툴거렸지요. 왜 그랬는지는 다음 날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두어 시간을 보낸 후  저물녘이 지나고서야 비행기에 올랐고 비행기는 사위가 어둑해져서야 이륙했고 멋지고 잘생긴 터키 스튜어드의 서빙을 받으며 두시간 남짓 작은 비행기에 몸을 싣고  새로운 땅으로 향했습니다. 디아르바크르는 어디쯤이지? 터키 지도를 꺼내 확인해보기도 하고. 책을 뒤적거렸지만 아직 방향감각도  시간감각도 없어서 확인을 하고서도 감을 못잡고 허둥거리기만 했습니다.오늘 숙소는  캐러반 사라이로 간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캐러반 사라이는 뭘까요?

                                         -갈라타 타워에서 바라본 구시가지쪽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