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우리 땅 구석구석

터키여행 10-디아르 바크르성과 자미울루

shiwoo jang 2006. 3. 20. 23:02

디아르 바크르 성과 자미울루

 

 

어제 이스탄불에서의 아침식사에 견주면 오늘 아침은  참 소박하고 단촐한 식사였습니다.

아침 기운을 돋워 줄 싱싱한 과일이며 채소가 거의 없는 마른 식단이었습니다.

아무른 사전 지식이 없던 제가 보기에도 참 부실한 식단이 었습니다. 어떻던 명색이

호텔인데 말이지요. 잠자리와 아침을 제공하는 민박인  B&B 수준이었습니다.

디아르 바크르의 경제와 시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아침식사였다고 할까요?

디아르 바크르는 나라없이 떠도는 최대의 유랑민인  쿠루트족이 지역민의  대부분입니다.

지역민 중 젊은층  70%가 실업자로 경제사정 무척 어려운 지역일  뿐아니라

디아르바크르를 수도로 하고 독립하고자하는 쿠루트 노동당과

터키정부와  분쟁으로 3만명에 가까운 민간 희생자가 있었던 아주 민감한 지역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EU가입을 희망하는 터키 정부의 양보로

쿠루트 언어 사용이 가능해졌고 정치범을 사면하는 등 여건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민감한 지역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그간 사정을 이교수님으로 부터 상세한 설명 듣고서야  알게되었습니다.

그제서야 공항에서의 삼엄한 경비와 경계, 사람들의 굳은 표정까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견고하고 긴 긴 디아르바크르 외성

.

아침 식사를 마치고 디아르바크르의 성에 올라 티그리스 강을 바라보며 어린시절

교과서로 배웠던 문명의 발상지를 바라보는 가슴 설레는 경험도 했습니다

유스티누스황제때 축조한 디아르바크르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성으로

외성은 5킬로미터 내성이 3킬로미터에 이른다는 설명릉 들었습니다.

그냥 스쳐지나면서 보기에도 단단한 검은색 돌로 쌓은 성은 높고 견고해보였습니다.

터키아가씨 데메트의 설명을 이 교수님이 통역을 해주셨지요.

한동안 우리 주위를 어슬렁 거리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데메트는  그 친구가

이 지역에서 유명한 소매치기라고 주의를 주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초긴장 상태로

이동했겠지요. 우리의 경계를 눈치 챈 듯 청년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디아르 바크르에서 만난 짐꾼

 

 

성에서 내려온 우리는 자미울루로 향했습니다. 자미는 터키어로 모스크를 이르는

말이고 울루라는 말은 성스러운 이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자미울루는 성스러운 교회라는

이름의 교회였지요. 자미울루에서 인상적인 것은 기둥이었습니다. 어느 기둥마다 새겨진 문양과 색깔이 달랐거든요. 지금도 교회로 사용되고 있어 내부를 들어 가 볼 수는 없었습니다 . 기둥 위의 아치는 스페인 코르도바 대성당에서 본 문양과 같아서 반갑기도했고 신기하기도 했지요.

 

 

                     -자미울루의 외부 모습, 지금도 교회 사용 중인     

 

자미울루에서는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고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경직되고  딱딱한 어른들의 표정과는 달리 아이들의 표정은 어디에서나 밝고 환합니다. 물론 그늘이 전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요. 아이들은 아이다움으로  그리고 그 아이들 안고 있는 엄마의 사랑으로 따스함으로 가장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 디아르바크르 에서 만난 아기와 엄마      

 

디아르바크르를 떠나는 길은 여전히 축축하게 비가 내리고.

이 비가 그치길 바라는 마음처럼 쿠루트족에게도 어두운 그늘이 걷히고

평화와 환한 웃음이 깃들길 바라며 디아르바크를 떠나는 발걸음은 그다지 가볍지 못했습니다 .

곧, 이곳에도 환한 햇살은 비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