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사진관이 있는 동네

새해 첫 나들이

shiwoo jang 2006. 1. 5. 15:12

 

 

오랜만에 인사동에 다녀왔습니다. 해가 바뀌고 난 뒤 첫 나들이가 인사동이라

내심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저물녘에 나선 터라 으슬으슬 춥기도하고 따뜻한 온기가 그리웠습니다.

오늘 일정은 갤러리 순례가 아닌 어떤 모임 때문이었는데 그 모임 장소가

김중만, 김점선의 합동 전시가 있는 토포갤러리였습니다.

가는 길 오는길 그림 구경 사진 구경 맘껏 하고 오리라 했는데

다른 일정에 밀리는 바람에 다소 늦어졌습니다.

인사동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이고 저물녘의 스산함에도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온기가 있어 따스한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생경한 것들을 찾아 나선 관광객들 부터 우리 것에 매료된 외국인들 그리고

나이, 하는 일, 이런저런 타이틀과 상관없이 따스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고 지나치는 곳, 지금은 식당이나 찻집이 되어버린 골목 골목들...

뒤골목의 정서가 살아 있는 곳이 인사동이겠지요.

모임을 마치고 내려와  아직 만들어지는 과정인 전시된 그림들을 구경하고

아주 특별한 기획 전시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모임은 특별히 김점선 화가를 모시고 식사하는 자리로 이어져 상쾌, 유쾌, 발랄 산뜻한

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나이를 가듬하기 힘든 사고와 말씀 그리고 틀을 깨는

그런 분위기가 내내 이어져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얼마나 분위기에 취해 있었던지...카메라를 꺼낼 생각도 못하고 있었으니...

참 맹하고 꽁하지요?
그러고 보니 어제는 카메라를 한번도 꺼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들고 있었지만 왜 카메라를 잊었을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 마음에 찍어 두느라 카메라를 생각할 틈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에 깊이 새긴 이 사진들은

언젠가 다른 표현방식으로 비어져 나오겠지요?
그때는 아깝지 않게 그러저러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겠지요.

그러고저러고 그림 어땠냐고요?

말을 주제로 한 그림이었는데요...

가서 보시고.

느끼고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고 나면..

그 발랄 참신 유쾌 상쾌한 기운 받아 오실겁니다

분명히 좋은 기운이 가득~~

이 전시는 1월 30일까지 입니다.

저는 그림에도 매료 되었지만. 김점선이라는 사람에게 더 깊이 매료 되었습니다.

가끔 저는 참 부자라는 생각 들어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곧 보름 남짓의 짧지 않은 여행을 다녀올 겁니다.

세상을 보고 오겠지만 저는 그 무엇보다

사람들을 더 만나고 싶습니다. 아마 그럴 수 있을거라 기대하면서

차근차근 가방을 준비합니다.

가능하면 가방은 무겁지 않게 준비해서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 웃음 생각들로

가득 채워오려고 합니다.

제가 받은 기운 다 나눠 드리고요..

상스럽지만 결코 상스럽지 않은 새해 인사 드립니다

어제 듣고 배아프게 웃었던 새해 인사랍니다

 

"그년이 그년이지만

가는 년보다 오는 년이 더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년은 개년입니다."

이런 인사를 문자로 받고 포복절도 했다는..

아무튼 좋은 한해 맞으시길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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