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그림이 있는 풍경

예술의 전당에서 한 나절 놀기

shiwoo jang 2005. 10. 18. 23:02

매주 화요일 저는 예술의 전당 나들이를 갑니다.

딱히 일이 있어서 가는 것은 아니고 미술사를 듣기 위한, 이라는 기막힌 핑게로 

시간을 저를 위해 할애합니다.

솔직히 두시간 강좌를 듣기 위해 왕복 다섯 시간을 버스에 시달리는 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지요.

그렇지만 그 한나절에는  홀로움이라는  기막힌 시간이 있기에 그 시간이 제겐 참으로

소중한 시간입니다.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고 혼자 생각하고 걷고 때로 혼자인 밥상에

앉기도 합니다.  오늘이 그날이었습니다. 오늘 스페인 바로크 미술에 대해서 생각하고

느끼고 배우고 벨라스케스라는 거장의 천재성을 다시 익히는 시간이었지요.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제가 느낀 것들을 차근차근 글로 옮겨볼 생각입니다. 워낙 방대한 분야라

얕은 지식으로 펼칠 엄두가 나질 않아서 미루고 있는 것이겠지요. 언젠가는 이라는 단어 뒤로

잠시 몸을 숨기겠습니다.

 

아침에 본 예술의 전당 풍경은 이러하였습니다. 마침 오늘은 고등학생들의 미술 실기대회가

있었는지 팔레트와 이젤 을 펼치고  스케치 하는 아이들이 여기저기.. 그 또한  스스로가

그림이었습니다.

오페라 홀 근처의  풍경입니다. 카페 모짜르트의 야외 테이블이 오른쪽으로 보이지요? 드문드문 그림에 열중인 아이들 빛고운 단풍나무 아래 자리 잡은 아이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저 자신이 한폭 그림인데요.



카페 모짜르트 쪽에서 건너다 본 풍경입니다. 언젠가 시간이 되시면 저 자리에 앉아서 차 한잔 드시지요. 정오가 되면 춤추는 분수의 노래를 들을 수도 있답니다. 저기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렸는데 따는 사람이 없던걸요.



미술사를 듣고 돌아 나오는 길, 아주 특별한 디자인 전시가 있었습니다. 즐기고 느끼고 놀자라는 테마였는데요 그 곳 입구에  작은 아이들이 놀러왔어요. 표정도 스타일도 각각인 아이들, 그렇지만 숨은 쉬지 않아요 뭔가 깊은 생각에 빠진 듯한, 저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하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실제 아이의 몸짓 만한  아이도 있었지요. 인형에게 아이란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생각이 있는 아이들로 느껴져서요..


너무 작아 한손에 들어오는 앙징맞은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잠시 인형의 나라에서 외계인이 된듯 머물렀는데요...
지나가던 아이가 저도 사진을 찍어달라고 보채길래 바로 찍어서 보여줬더니 표정이 금방 환해졌습니다. 아이도 손에 쥔 작은 아이들도 다 이쁘지요?



좀 흔들렸습니다. 아주 특이한 인테리어라 잡았습니다.



아주 자유로운 드로잉과 크로키들,

LP로 만든 인테리어  재미있는 발상이라 한 컷!

 

이렇게 예술의 전당에서 한나절을 보내고 왔습니다.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이 시간이 있음으로 제가 살아가는 것이겠지요?

언제가 저와 함께  예술의 전당 나들이 가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