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빛에 닿은 어둠처럼_ 조은

shiwoo jang 2020. 11. 4. 09:29

빛에 닿은 어둠처럼

                                    조은

 

 

나는 오래

경계에서 살았다

 

나는 가해자였고

피해자였고

살아간다고 믿었을 땐

죽어가고 있었고

죽었다고 느꼈을 땐

죽지도 못했다

 

사막이었고 신기루였고

대못에 닿는 방전된 전류였다

 

이명이 나를 숨 쉬게 했다

환청이 나를 살렸다

 

아직도

작두날 같은 경계에 있다

 

 

 

_시인의 잔잔한 음성으로 이 시를 듣는다

 다감하고 따뜻하고 강단있는 사람,

그의 경계가 곧 나의 경계이니

우린 여전히 작두날 위에 서 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