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산책을 쉬었으니 오늘은 조금 일찍 산책을 나섰습니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 용대리 마을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서는데
매가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도 제법 가까이에서 빙빙 날아다닙니다.
그런데 한 두 마리가 아니에요.
요즘 왜 매가 이렇게 많은 걸까요?
먹을 것이 없나?
몸집이 크다보니 날갯짓도 멋집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이 있는데
날갯짓이 힘차다보니 높이 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전봇대가 있는 마을 산 위를 크게 선회하며 날고 있어요.
그 자리를 계속 날고 있어
먹잇감이 그 근처에 있나 싶었어요.
음표처럼 날아가는 매가 전깃줄에 걸쳐졌습니다.
실은 겹쳐 보일 뿐이지만요,
매를 보고 촬영했는데 전신주 쪽에 까치도 앉아 있었네요.
매가 빙빙 돌며 날아다니는 하늘, 그 아래 매화나무,
매화꽃은 흐드러지는데
매는 어느 목숨을 노리는 걸까요?
숨겨, 숨겨, 작은 것들은 다 숨어라!
용대리 마을 저수지 가는 길엔 산쪽으로 난 작은 길이 있었네요.
쓰윽 지나치는 길이라 있는 건 알았지만
무심히 봤는데 오늘 보니 예쁜 길이었네요.
혼자 걷는 길이라 저 길은 걸어보진 못했습니다.
편백나무일까요?
이 산엔 이 나무들이 많습니다.
바람불 땐 이파리의 흔들림이 예쁩니다.
이 마을에 개나리도 만개하고 있네요.
꽃들이 순서대로 피고 지고 피고 지는 것이
무척 신기합니다.
산비탈엔 제비꽃이 숨어 피어있었네요
보라색 제비꽃, 흰 제비꽃...
지난 가을 떨어진 낙엽이 겨울 동안 잘 덮어줬나 봅니다.
저 하얀꽃은 이름을 모르겠어요.
산자락에 핀 걸 오늘 처음 봤습니다.
마을 폐가 돌담위의 기와에 앉은 이끼 입니다.
햇살아래선 무엇이든 이뻐보입니다.
쓸쓸하지만 고운 풍경이라니...
빈집 마당에 핀 수선화며 붉은 남천이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십니다.
봄이니까, 봄이라서 이쁜 것들,
창작실로 돌아오는 길 박새가 무리지어 날아다녔습니다.
박새 같기는 한데 확실하진 않아요.
촬영하려고 하니 발소리가 닿을 때마다 날아가버려
포기하고 마당으로 들어서니
나뭇가지에 몇 마리 앉아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곧 다 날아가버렸지만 한 마리 사진에 담았습니다.
꽃도 새도 어여쁜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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