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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산책일기- 글을 낳는 집과 청운동 의 봄

shiwoo jang 2020. 3. 23. 15:05

꽃봉오리를 펼듯 말듯 애태우던 수선화가 드디어 꽃잎을 열었습니다.

몇날 며칠 드나들면서 수선화의 안부를 묻곤 했는데

엇그제 한 송이 피더니 연이어 꽃망울을 열었습니다.



노란 꽃잎이 참 예쁘네요.

오늘도 바람이 솔찬히 불어 꽃잎이 많이 힘들겠네요.

연약한 것들이 견디기 힘든 계절 또한 봄인 것 같습니다.



글을 낳는 집 고양이 1호 방울이 입니다.

봄볕에 나른한지 아침부터 졸고 있습니다.

봄잠은 달고 맛있지요.

저렇게 혼곤하게 자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까지 합니다.

밤에도 쉽게 잠못들고 뒤척이다 보니...



사람들 발소리에 봄잠을 방해 받은 방울이가 냥냥거리더니

수선화 꽃 사진 찍느라 관심이 꽃에 쏠리자

그게 뭔가 궁금한 모양이라...

시인은 꽃을 보고 고양이는 시인를 보는

서로 시선이 엇갈리는 봄날입니다.


11시 30분 쯤 산책을 나섰습니다.

청운동으로 발길이 향했습니다.

논에 올챙이들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소금쟁이도 물 표면을 떠다니고요.

더러 논물이 마른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깨어난 올챙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설마....

올챙이를 보면서 흙수저인 아들을 떠올리는 건 뭔 연상작용이랍니까...



이 논엔 논 가운데 커다란 바위가 있어요.

우아한 곡선이 그려진 논이 인상적이네요.

저 물에도 올챙이가 많이 살아요.



청운동 마을 지킴이 강아지 입니다.

짖는 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요.

쟤 목 아플까봐 근처에 못지나겠어요.

이름이 똥인가봐요. 저택에 이름이 똭!


지나다 보니 진달래가 피었어요.

꽃들은 어떻게 그렇게 정해진 순서대로 따박따박 필까요?

그런데 순서는 누가 정해주는 걸까요?


곧 무성해질 것 같은 덤불입니다.

저 속에서 참새들 몇 마리 튀어나와 후다닥 날아 올랐어요.

방해하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매화 꽃잎 좀 보세요.

이렇게나 이뻐요.

햇살이 좋아서 사진도 이처럼 깨끗하게 나와요.



매화가 만발했습니다.

한 나무에 꽃이 이렇게 많이 핀 건 또 처음 보네요.


매화꽃이 노란빛이 감도는 매화, 하얀색, 분홍색, 붉은색...

다양한 빛깔의 매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매화 지고 나면

벚꽃이 대기 중입니다.

오늘 벚나무를 보니 곧, 곧 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