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photo/창작실 일기

담양산책일기- 바람불어 좋은 날?

shiwoo jang 2020. 3. 19. 14:19

전국적으로 태풍오는 것 같은 강풍이 예상된다는 일기예보가

허튼 소리가 아님을 증명하듯 오늘 바람은 괴성을 지르며 산자락을 내달립니다.

이런 날은 바깥 보다는 방구석이 안전하지요.

밥만 먹고 책상 앞에 앉아 있자니 뭔가 할 일을 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멀리는 못가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이 바람을 걸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운동화를 신고 나섰습니다.



글을 낳은 집의 마스코트 아롱이는 애교둥이라

만져달라고 발라당 뒹굴고  쓰다듬어 주면

골골송을 부르곤 합니다.

이름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아롱이 다롱이가 있었다는데 다롱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는군요.

치즈 태비인 방울이도 있는데 요 며칠 제 눈에는 뜨이지 않네요.

둘 다 남자아이에요.



글을 낳는 집의 든든한 지킴이 까미 여사,

순둥하고 얌전한 천상 여자인데요.

식구들 말고 낮선 사람이나 차들이 드나들 땐 매섭게 짖습니다.

식구들에겐 느긋하고 따뜻하 눈길을 보내지요.

까미여사도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합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나뭇가지나 돌멩이를 선물한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받아 보질 못해습니다만...

집 뒤 산쪽에 남편과 아들도 묶여서 산짐승과 어둠으로 부터 집을 지킨다는 군요.



이 다리는 용대리 마을 초입 개울에 있는 돌다리인데

조선시대 놓은 다리라네요. 그래서 담양군 지방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정겹지요? 그 옆에 시멘트 다리가 있어 요즘은 그 다리를 사용하고 있어요.



바람 소리가 심상치 않아 더는 가질 못하고 이쯤에서 돌아 왔습니다.

산짐승이 우우 하는 소리 보다 더한 소리가 나요 바람이 심하게 불면..

날씨는 몹시 화창한데 바람은  사나워요.




뭘 심으려는 걸까요?

봄날의 농부님은 무슨 생각으로 밭을 이렇게 갈아 놓으셨을까요?

아직은 풀들과 나무와 풀 그림자만 자랍니다





냉이꽃이 한무더기로 피었습니다.

냉이꽃 맞겠지요? 아니면 어쩌지요?

땅이시치미 떼고 있다고  옛다 하고 내미는 꽃다발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느 집 텃밭에는 푸성귀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곧 쏙아내고 쏙아 낸 푸성귀는 그날 밥상 위로 올라가겠지요.

쌉사름하고 싱그러운 밥상이 그려집니다.

오늘 아침 점심을 상추와 쑥갓, 치커리로 쌈을 싸먹어서

그 맛이 생생합니다.



이 봄색깔 꽃은 이름이 뭘까요?

이곳에 와서 느끼는 건 모르는 것 투성이라는 거지요.

다른 작가들과 같이 다니면 가르쳐 주시는데

혼자라서 그냥 궁금해하며 지나칩니다.



지난 번에 왔을 땐 꽃망울이었던 매화가 오늘은 활짝 피었습니다.

시간은 흐름을 꽃의 개화로 알게 된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이곳에 온지 벌써 20일이 다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 따뜻한 것, 아름다운 것을  차곡차곡 많이 담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