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 날씨가 너무 좋아
오늘은 좀 긴 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건너 마을인 화순입니다. 화순 젹벽과 물염정으로 차를 끌고 나섰습니다.
화순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생겨 좀 걱정스러웠지만
실내가 아닌 실외이고 동선 체크를 해보니 이곳은 무관한 지역이라
조심스럽게 차를 몰았습니다.
천천히 운전해도 20분 이내 거리이니 무척 가까운 곳이지요.
무척 아름다운 곳이라해서 기대를 잔뜩하고 갔는데
제가 그동안 멋진 곳을 너무 많이 보고 다녔나봅니다...
아직 꽃도 없고 초록도 이제 기지개를 피는 상태이고 보니
생각보다 감탄사가 마구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시루떡을 켜켜로 쌓아 놓은 모양이라는 화순 적벽,
나무가 무성하지 않아 그 시루떡은 분명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 생각엔 꽃 피고 초록이 깊을 때 다시 보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였습니다.
제 보기엔 아직은 좀 스산하고 쓸쓸하고 그랬습니다.
기분 탓도 있겠지요? 시절이 어수선하니
진경산수가 눈앞에 펼쳐져도 온전히 감상할 수 없겠지요.
그래도 나무가 있어 이파리가 없어도
나뭇가지만으로 선이 아름다운 나무가 있어
조금은 덜 쓸쓸했습니다.
사랑하는 청춘들에겐
스산함도 쓸쓸함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둘만으로도 세상은 충분히 아름답고 황홀할테니까요..
화순 적벽에 관한 안내문입니다.
열심히 촬영하는 저의 이미지가 투영되었습니다.
제법 진지하지요?
물염정입니다
물염정은 상류의 물염적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있는 정자인데 화순군향토문화유산 제3호랍니다.
조선 중종(재위 1506∼1544)과 명종(재위 1545∼1567) 때에
성균관전적 및 구례·풍기군수를 역임했던 물염 송정순(宋庭筍)이 건립했는데
송정순의 호를 따서 물염정(勿染亭)이라 지었답니다. ‘물염’이란 ‘속세에 물들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물염정은 김삿갓인 김병연과 인연이 닿은 곳이기도 하답니다.
풍광이 빼어나서 시인묵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많은 현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 좋고 산 좋고 정자까지 좋으니
시가 저절로 지어질 것 같지만
그때 그 사람 그 분위기가 닿아야 시가 된다는
그런 저런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왔습니다.
저의 좋은 동행이 되어주는 선배 시인입니다
초상권 보호를 위해 멀리서 한컷!
몰염정 정자도 정자지만 그 곁을 수호하듯 지키는 저 나무에 눈이 갔습니다.
이파리 돋고 꽃피면 얼마나 멋질까요? 저 나무는...
든든한 호위무사 같습니다. 정자를 지키는...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상록수 잎도 생기를 더해주네요.
이곳에 다시 한번 더 가볼 생각입니다. 초록이 더 짙어지면...
그땐 시가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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