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photo/창작실 일기

담양산책일기- 용대리 마을 고샅길

shiwoo jang 2020. 3. 14. 15:41



오늘은 맑음, 맑음도 그냥 맑음이 아닌 아주 쨍하게 맑은 날입니다.

바람도 제법 불어 걸어도 땀 한 방울 나지 않았어요.

오늘은 홀로가 아닌 둘이서 산책을 나섰습니다.

함께 창작실에 머무는 언니 작가와 함께였어요.

언니 작가는 무릎 인대가 끊어져 많이 걷질 못해요.

그래서 평지로만,

목발을 짚고 나서서 천천히 느긋하게 걸었습니다.



눈에 뜨이는 저곳이  마을의 초입에 있는 정자에요.

반대편에서 찍어서 그런데 큰 나무 아래 정자라는 공식에 딱 맞는 위치에 있는 정자에요.

이 마을은 참 조용한 마을입니다.

산책길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이 손에 꼽을 정도니까요..




이 나무는 마을 안쪽에 있는 나무입니다. 마구 뻗은 가지 만큼이나

뿌리도 마구 자라 돌 축대를 지탱하는 듯 보입니다.

어떤 마을이든 시골마을에는 마을의 자부심 같은 이런 나무 한 두 그루는 있지요?



곧 초록 잎사귀로 무성해지겠지요.

무더운 여름날 그늘을 지어줄 듬직한 이 나무,

아직은 겨우살이만 이고 있습니다.



몇년 전에 봤던 흙집인데

그대로 입니다. 아니 그대로는 아니겠지요.

조금 더 낡고 허물어졌겠지요.

그래도 아직은 건재합니다.

한동안 계속 더 무럭무럭 낡아가겠지요.



날씨가 환하니 늘 음침해 보였던 저 집도 밭도 환합니다.

곧 각잡고 줄지어 푸르댕댕한 것들이 자라겠지요.



날씨가 맑으니 길 바닥에 그림자도 선명합니다.

그림자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날이 맑은 날입니다.



앞파리가 힘차게 올라오는 모습이 대견합니다.

곧 초록으로 무성하겠네요. 예쁜 꽃과 함께요.

그런데 찔레꽃이 맞을까요?



매화꽃에 미안해서 더는 봉오리를 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그윽하고 음전한 꽃향기와 자태의 유혹에 또 지고 말았습니다.

컵 속에서 매화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은은하게 그윽한 빛깔이고 향입니다.

산책에서 돌아온 뒤의 은밀한 즐거움을 포기하기엔....

오늘도 귀한 시간을 잘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