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익명에게
민구
그 어디에도
나만의 것은 없다
나의 이름, 내 목소리
죽은 거리를 애도하는 악사
그리고 너에게 바치는 유일한 시
멀리 있는 네게 편지를 쓴다‘
“ 오늘 아침
바다에서 잡은 도미는
본래의 색을 잃고서 죽어버렸네
누군가의 시
그의 날렵한 문장에 의해”
너의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적는다
“ 뜨거운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는 도미를
언제 뒤집어야 할까
사라진 가시를 어떻게 바를지”
모르겠다고
떡 벌린 백상아리 아가리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면
이빨에 빛나는 바다
나는 식은 커피를 들고서
테라스로 나간다
어두운 광장 한가운데
느릿느릿 걸어가는 흰 거북을 본다
- 배가 산으로 간다, 문학동네
.....바다에서 잡은 도미 색을 잃고 죽어 버렸다 누군가의 시, 날렵한 문장에...
그리하여 나는 느릿느릿 걸어가는 흰 거북, 뭐 이런....
조금 늦게 천천히 읽게 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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