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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산책일기- 용대리 마을 또 다른 길

shiwoo jang 2020. 3. 9. 15:48

날씨가 꾸물꾸물합니다.

이런 날씨엔 기분도 쳐지지요.

늘 오전 11시 30분 무렵 산책을 나서곤 했는데요.

이제부터 점심을 먹고 산책을 가려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1시 30분 넘어서 산책길에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날씨가 좋아지질 않네요.



며칠 전에 수곡마을 가는 길에 개구리 알을 봤는데

오늘은 물을 댄 논에 까만 뭔가가 꼬물거리기에 가까이 가서 보니

여기 저기 새까만 올챙이들이 무리지어 꼬물거리고 있습니다.




신기하긴 한데....

이렇게 많은 올챙이들이 다 개구리가 된다 생각하니...

왠지.... 아흐... 개구리는 왠지....

곧 밤이면 개구리 울음으로 사방 가득할 것 같습니다.



이 마을엔 까마귀들이 많아요.

매도 우아하게 선회하며 날아다니고 까치도 참새도 많아요.

아침이면 창밖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요.

오늘은 생김새가 참한 새를 봤는데 이름을 몰라 아쉬웠어요.




용대리 마을로 가는 안쪽 길을 지나갈 땐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얘네들 때문인데요.  개농장인 것 같습니다.

흑염소도 있고요...

근처에만 가도  엄청 짖어댑니다.

그 소리도 그렇지만 이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는 일이

마음 무겁고 안타까워서요.

누군가 말하지 않아도 이 아이들의 운명을 아니까요.

그래서 강아지들의 무구한 눈을 피해 위험한 찻길로 걸어가기도 합니다.

미안함과 안스러운 마음으로 그 길을 지나면




용대리 마을 초입이 나옵니다.

오늘은 늘 가는 길이 아닌 저수지로 가는 길을 걸었습니다.

마을의 큰 나무는 여전히 겨우살이인지 까치집인지 모를

둥지를 끼고 있습니다.


저는 대나무 숲을 좋아하나 봅니다.

대나무가 있는 곳에 자꾸 눈길이 가네요.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를 좋아하는 탓도 있겠네요.



마을 초입에 있는 표지석 같은 건데요.

어떤 이름도 새겨져 있지 않지만 마을의 상징 것은 것이 아닐까해요.

바위에는 돌이끼며 이끼같은 세월의 더께가 내려 앉았습니다.



오늘은 밭을 매는  마을 분도 만났습니다만

코로나 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하는 탓에 이야기도 못 나눴습니다.

마을 분을 만나도 멀리서 인사만 하는 게 전부에요...


이 마을에도 매화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일제히 매화가 피기 시작하면 눈이 부시게 아름다울 듯 합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저수지인데.... 저수지를 보지 못하고 왔습니다.

비닐하우스가 있는 곳에 사람이 있었거든요.

혼자 걷는 일은...

사람이 있어 안심이 되는 것도

사람이 있어 무서운 것도 사실이니까요.

이 마을 저수지는 다음 기회에 다른 작가들과 같이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