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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산책일기- 버스로 한 정류장 보다 많이...

shiwoo jang 2020. 3. 13. 13:54


오늘은 몸이 찌뿌둥하여 조금 일찍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용대리 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가다가 다른 농로가 눈에 들어오기에

그 길로 들어섰습니다.

어쩌다 논둑길을 걷기도 하고 다시 시멘트로 길을 만든

농로도 걸었습니다.

어느 집 매화나무 과수원에서는  꽃망울을 마구 터트리고 있었고요.

어제 마신 매화꽃차의향긋함을 떠올리며 꽃망울 몇 개 얻고 싶은 욕구를 참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논둑길을 따라 개울가를 걷다가



논에 예쁜 초록으로 자란 푸르댕댕이들은 뭘까 기웃거려도 보고...

저 얘들은 보리일까요?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난 아직 모르는  것 투성이 입니다.



한참을 걸어도 길은 한적해서 사람을 보기 힘들었습니다.

걷다보니 나타나는 커브 길,

길 너머 풍경이 궁금해지는 커브길에서

잠시 갈등했습니다. 어떤 풍경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다소 불안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어떤 것 앞에선 늘 갈등하게 됩니다.



커브길을 지나서 본 풍경은  농막이 몇 개 있고

생강나무가 몇 그루, 어린 매화 나무가 몇 개

그리고 임도가 훤히 눈에 들어오는 헐벚은 산,,,

다소 살벌한 풍경들이었습니다.

얼른 돌아서서 왔던 길을 되밟아 걸었습니다.

구름이 예쁘고 바람이 다소 부는 그런 날,



이 나무에도, 그 주변에도 얼른 새순이 돋고 푸르름이 가득해지길 ...

그리하여 초록이 덩그러니 놓인 컨테이너를 감출 수 있기를..




물론 빈 나뭇가지와 하늘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도

아름답습니다만,,,

나뭇잎이 있을 자리를 하늘이 채워 주니까요..




지난 겨울을 난 갈대 입니다.

물가에서 자라니 억새풀이 아닌 갈대겠지요?

몇 계절이나 버틴걸까요? 저 여린 몸으로...




요즘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봄까지, 별꽃, 혹은 개불알꽃이라 불리는

작고 파란 꽃입니다. 노란 꽃다지도 가끔 보이네요.



며칠 전에 봤던 그 자리에는

올챙이들이 한참 자라있었습니다.

헤엄치는 모습이 제법 활기차네요. 힘이 느껴질 정도로...

시간이 흐르면 이곳엔 개구리 울음 소리로 가득하겠네요.

엄청 요란하겠지요?

오늘은 버스 한 정류장 보다 많이 걷고 돌아왔습니다.

한 시간 정도 걸었네요.

내일은 어디로 걷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