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칩이라는데
간밤에 내린 눈이 아직 흔적을 지우지 못했다.
12시 언저리가 되면 산책길에 오른다.
어제는 용대리마을로, 오늘은 수곡마을로, 두 마을이 보여주는 풍경은 닮은 듯 다르다
논뚝길을 겉다보면
갓 피어나는 봄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만지면 보드랍고 포근할 것 같은 버들 강아지며
.
물을 댄 논엔 개구리알, 맞겠지?
거품같은 알갱이들이 어딘가에 의지해 매달려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경칩이라는데 개구리가 있을까요?
누군가 말했다. 개구리 벌써 나왔어요. 그래 개구리 벌써 나왔구나
이렇게 알을 쓸어 놓은 걸 보니...
수곡마을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를 지키는 덩치 큰 나무,
몇년을 견뎠을까? 저 무게를 지탱하면서
괜스레 시큰해진다.
언제까지나 힘내 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걸까?
이 돌은 아무 말이 없다.
얼마나 이 자리에 서 있었는지, 왜 지키고있는지...
다만 돌 위에 내려 앉은 이끼들이 대신 뭐라 떠든다.
알아듣진 못하지만....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이
지탱한다.
간밤에 내린 눈을 미쳐 감추지 못한
지난 가을의 나뭇잎들...
전선이 엉긴 전신주와 나란히 선 나무 두 그루,
선이 아름답다.
인간이 만든 것, 자연이 만든 것,
나란히 아름답다.
이방인임을 실감하게 하는 건 요 녀석들
보이지 않는 한 마리까지 다섯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댄다.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우씨!
잘 지내 또 보자 !
돌아서 왔던 길을 가자 소리가 잦아든다.
오늘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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