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photo/창작실 일기

담양 산책일기- 수곡마을

shiwoo jang 2020. 3. 5. 13:59

오늘 경칩이라는데

간밤에 내린 눈이 아직 흔적을 지우지 못했다.

12시 언저리가 되면 산책길에 오른다.

어제는 용대리마을로, 오늘은 수곡마을로, 두 마을이 보여주는 풍경은 닮은 듯 다르다

 




논뚝길을 겉다보면

갓 피어나는 봄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만지면 보드랍고 포근할 것 같은 버들 강아지며

.



물을 댄 논엔 개구리알, 맞겠지?

거품같은 알갱이들이 어딘가에 의지해 매달려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경칩이라는데 개구리가 있을까요?

누군가 말했다. 개구리 벌써 나왔어요. 그래 개구리 벌써 나왔구나

이렇게 알을 쓸어 놓은 걸 보니...



수곡마을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를 지키는 덩치 큰 나무,

몇년을 견뎠을까? 저 무게를 지탱하면서

괜스레 시큰해진다.

언제까지나 힘내 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걸까?



이 돌은 아무 말이 없다.

얼마나 이 자리에 서 있었는지, 왜 지키고있는지...

다만 돌 위에 내려 앉은 이끼들이 대신 뭐라 떠든다.

알아듣진 못하지만....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이

지탱한다.


간밤에 내린 눈을 미쳐 감추지 못한

지난 가을의 나뭇잎들...



전선이 엉긴 전신주와 나란히 선 나무 두 그루,

선이 아름답다.

인간이 만든 것, 자연이 만든 것,

나란히 아름답다.



이방인임을 실감하게 하는 건 요 녀석들

보이지 않는 한 마리까지 다섯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댄다.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우씨!

잘 지내 또 보자 !

돌아서 왔던 길을 가자 소리가 잦아든다.

오늘  한 사람도 마주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