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을 적시며
이상국
비 오는 날
안경쟁이 아들과 함께
아내가 부쳐주는 장떡을 먹으며 집을 지킨다
아버지는 나를 멀리 보냈는데
갈 데 못 갈 데 더듬고 다니다가
비 오는 날
나무 이파리만한 세상에서
달팽이 처럼 뿔을 적신다
- 산다는 것은 달팽이가 잎파리 안에서 기어다니며 뿔을 적시는 일인지도....
그렇게 생각하면 사는 일이 무척 쓸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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