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우리 땅 구석구석

통영, 남해, 삼천포 그리고 고성 공룡마을

shiwoo jang 2016. 4. 16. 00:10

올해 놀자판의 겨울 여행은 통영을 시작으로 남해를 거쳐 삼천포, 고성으로 이어졌다.

매년 빠지지 않았던 통영을 올해도 거쳐 식도락 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놀자판은, 대학원의 스터디 판 모임의 자매품 격인 비 정기적 여행 모임이다.

특별한 회칙도 규칙도 없이 이곳 갈거니 갈 사람 모여라 공지하면

갈 수 있는 사람이 댓글을 달아 함께 가는  방식이라 들고 나는 것이 자유롭다.

겨울엔 주로 따뜻한 남쪽 지방을 선호한 탓에 매번 통영과 통영의 섬 여행으로 이어졌다.

이번엔 섬이 아니라 다행이다. 저번 청산도 사량도 여행에서 배멀미로

며칠 고생한 탓에 배 타는 일이 슬금슬금 겁이 났으므로...

늦게 도착한 탓에 통영 시장 근처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전복과 멍게 해삼을 사들고 숙소로 왔다.

숙소는 매번 미륵도의 이에스리조트...

밤늦게 술잔을 기울이며 그간 못다한 이야기가 꼬리를 물었고...

다음날 아침은 전날의 숙취를 달래기 위해  전복죽으로...

요리사는 매번 동기인  k 기자 와 몇몇..


남해로 차를 달려 남해금산으로 향했다.

보리암까지 노닥노닥 걸어 올랐다.

아니다 조금 숨이 찼다.

보리암에서 한숨 돌리고 내려다 보는 남해 전경이 눈부셨다.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보리암을 찾았다.

사진을 찍거나 기도하거나

암자주변을 산책하거나

보리암을 즐기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식으로

겨울 산사를 즐긴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들,

"사람들 사이에는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의 시, 섬이 저절로 떠올랐다.

사람들 사이의 저 간격, 저 간격이면 좋지 않을까?

너무 멀어도 너무 가까워도

불편한 것이 관계다.

 보리암을 내려와

다랭이논 마을로 향했다.

다랭이논은 계단식 논을 부르는 말이다.

어딘가 다른 지역의 계단식 논을 상상했던 터라 생각보다는 작은 규모였다.

대부분의 계단식 논이 산골에 있는 것을 생각하면

바닷가 마을의 다랭이논 마을이 다른 점이라고 할까...

 


 바다가 보이는 삼천포 항 근처의 마을에 숙소를 정하고 하룻밤을 더 묵었다.

숙소에서는 등대가 보였다.

실비집에서 먹었는데 실비집이란 통영의 다찌 같은 곳으로

술을 시키는 양에 따라 안주가 끊임없이 나오는 술집인데

술을 잘 못하는 일행들이라 1인당 얼마를 계산하고  저녁으로 먹었다.

통영의 다찌 보다 가격은 저렴했지만 어쩐지 다찌가 자꾸 생각났다.

 

 

다음 날은 한정식 집에서 아침을 먹고 박재삼 문학관을 들렀다

박재삼문학관을 찾느라 좀 헤매었지만 문학관은 소박하니 다감해따

동백꽃이 뚝뚝... 떨어져..  보는 마음이 덜컥거렸다.

고성의 공룡 흔적을 둘러보기 했다.

생각했던 것 만큼 크지 않았던 발자국들...

에게게...  그러나 아득한 옛날의 흔적을 눈으로 보고

오늘의 내가 밟고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통영-남해보리암-다랭이논- 삼천포- 고성 공룡마을....

2박3일 여행의 끝자락... 일행들은 서울로 떠나고 나는 원주행 버스를 기다리며

진주고속버스터미널 근처 카페에 남아

생각과 생각 사이를 배회중...

하루에 네번 진주 -원주간 버스가 생긴건 좋은데 인터벌이 너무 ...

그래도 좋은 여행 뒤의 여운을 즐기기엔

혼자가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