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의문들- 심보선

shiwoo jang 2016. 3. 4. 08:50

의문들



                                 심보선



나는 즐긴다

장례식장의 커피처럼 무겁고 은은한 의문들을:

누군가를 정성들여 쓰다음을 때

그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본다면 서글플까

언제나 누군가를 환영할 준비가 된 고독은 가짜 고

독일까

일촉즉발의 순간들로 이루어진 삶은

전체적으로는 왜 지루할까

몸은 마음을 산 채로 염한 상태를 뜻할까

내 몸이 자주 아픈것은 내 마음이 원하기 때문일까

누구가 서랍을 열어 그 안의 물건을 꺼내면

서랍은 토하는 기분이 들까

내가 하나의 사물이라면 누가 나의 내면을 들여다

봐줄까

층계를 오를 때마다 왜 층계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들까

숨이 차오를 때마다 왜 숨을 멎고 싶은 생각이 들까

오늘이 왔다

내일이 올까

바람이 분다

바람이여 광포해져라

하면  바람은 아니어도 누군가 광포해질까

말하자면 혁명이 아니어도

혁명적인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또 어떤 의문들이 남았을까

어떤 의문들이 이 세계를 장례식장의 커피처럼

무겁고 은은하게 변회시킬 수 있을까

또 어떤 의문들이 남았기에

아이들의 붉은 입술은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끝없이

옹알댈까




-- 분명히 마셔 본적 있는  장례식장의 커피는 어떤 맛이었는지...

     묵직했던 마음 마음이나 슬펐던 기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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