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사람에게 커피는 필수품 같은 것,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글을 쓰려고하면 먼저 커피 한 잔 부터 챙기게됩니다.
잠들어 있는 감각과 이성을 흔들어 깨우는 각성제 같은 것이지요.
커피는 호흡이 끊어진 글을 이어주는 '그리고'가 되어 주기도하고
분위기를 바꿔주는 '그런데'가 되기도하고
뭔가 조근조근 이야기를 풀어주는 '그러므로'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커피를 공부했고 결국
지금 카페 주인이 되어있습니다.
책 한권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만난 그 봄날의...."
멋진 사인까지 한 책....
양선희 시인의 두번째 산문집 힐링커피가 그 책입니다.
언제가 커피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래서 한동안 칩거할 거란 이야길 듣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책이 되어 나올 줄 몰랐습니다.
그이 역시 수시로 드립커피를 내려 마시는 커피마니아이고
누구보다 커피를 사랑하는 이라 그가 쓰는 커피이야기는
기존의 커피이야기와 좀 다를거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소설집을 읽는 기분이랄까요?
12가지 맛의 커피를 찬찬히 맛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가 집적 찍은 사진과 그의 맛있는 글이
자꾸 커피향기를 떠올리게하여
커피잔을 기울이게 했습니다.
커피와 사람, 그리고 이야기가
때로 과테말라처럼 예가체프처럼 ...
묵직하거나 다채롭거나...
애처롭거나 사랑스럽거나...
그렇게 자꾸 나를 흔들어 놓습니다.
열두 꼭지의 이야기는 그렇게 짙은 커피향기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이의 발걸음을 되밟으며 그가 간 길을
쫓아가고 싶어집니다.
일본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면
커피를 맛있게하는 주문이 나옵니다.
코히 루왁!
남자는 사치에를 자리에 앉히고
그가 내린 커피를 마시게합니다.
맛있는 커피는 누군가 나를 위해 내려주는 커피라고 말하면서 말이지요.
사치에는 앉아 커피를 마십니다.
그 맛 이시려나요?
저 가끔 사치에 흉내를 냅니다. 코히 루왁!
어쩐지 커피가 더 맛있게 내려질 것 같아서요.
그이, 양선희 시인도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말이지요.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커피 순례죠...
그의 이야기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커피를 통해 만나고
커피로 치유 받고
커피로 치유하는 사람들 이야기까지....
그이의 발걸음을 쫓아가며 독자들은 문득 커피가 마시고 싶어져
주방에서 달그락 거릴지도 모르고요...
커피가 떨어졌다면 가까운 카페를 찾아 나설지도 모르겠네요..
아니 그이가 책 속에서 거명한 커피 숍을 찾아 나설지도 모르겠습니다.
으슬으슬 추워지는 11월을 커피와 함께
커피와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 허전하고 외로운 날 힐링커피 한 꼭지 권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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