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그림이 있는 풍경

몽의 재해석과 현상- 조석현의 철학적 사진 속으로

shiwoo jang 2010. 10. 21. 20:10

몸의 재해석과 현상- 조석현의 철학적 사진 속

 

 

인동아트갤러리에서 열리는 몸의 재해석의 현상이라는

다소 난해한 부제를 단 조석현의 사진 전시회에 다녀왔다.

내일까지 전시라니까 하마터면 놓칠뻔한 전시다.

" 예술이 한때의 객기가 아니라는 것을 형형한 눈빛을 보면 알 수 있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말하는 개천의 용들은

기억상실증에 걸려 기억이 개구리다.

올챙이의 기억은 정견(正見)이다.

아는 만큼 보여야 셔터를 누를 수 있다. 구부리지 않은 낚시 바늘 같은 사진을 담고자 했다."

포토그라프 , 빛을 그리는 , 혹은 빛으로 그리는 조석현작가의 말이다.

 

 

나는 인연설을 믿는다.

사물과 나, 대상과 나, 현상과 나 사이에는

어떤 인연이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다.

그래서 일을 억지로 만들거나

어떤 사람을 만날 때도 억지로 만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것이 사물이던 대상이던 현상이던 나와 인연이 닿는다면

만나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오늘 만난 조석현 사진작가도 그렇다.

언젠가 스치듯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카나비에서의 인연으로...

그때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탓에 분명 두번째 임에도 낯익은 낯설음이 있었다.

제어공학을 하다 쓰러졌고 몇달을 병원에서 보내고

다시 만난 세상은 달리 보였을 것이다.

아니 그가 달라졌을 것이다.

사진에 대해서, 철학적인 사진에 대해서 그가  풀어놓은 이야기는

웅숭깊었다.

 

 

 자쭈 눈이 가는 작품이 있었다.

신문지로  가려진 한 인물,

우리는 너무 많은 지식에 둘러쌓여있다.

그 지식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지혜롭지 않을 것이다.

사진 속의 인물이 내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찍은 사진을 출력해서 구기고 그 구겨진 사진을 다시 카메라에 담았다고 했다.

 

 

부축이라는 작품 또한 눈에 남앗다.

누군가에 기대고 기대줄 수 있다는 사실은 절망 중에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마치 사람 人을 보는 듯했다. 

 

 

 

치악산 가까이에 산지 4년째 라고 했다.

일을 하다 쓰러져  누운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긔의 아내가 고른 땅이 원주란다.

 

 

사진작가 조석현 자신이 몸과 뼈가 오브제가 되었다.

골수까지 스며든, 미디어, 넘쳐나는 정보들....

현대인의 자화상이 아닐지...

그는 매주 두 차례 아내와 철학으로 토론한다고 한다. 그의 아내는 서양철학 전반을,

그는 동양철학 중 불교에 집중한다.

그의 사진에는 철학적 사유가 녹아있다. 

 

 

단군신화가 텍스트가 된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의 설명없이는 작가의 깊이를 쫓아가지 못할 것 같다.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하게 되는....

 

 

 

 그의 작품에는 바코드가 찍혀있다.

처음엔 낙관인가 했었다.

참 거슬린다 생각했는데..

거기에도 메시지가 있었다.

연기와 인체가 빚어내는 이미지가 몽환적이다.

 

 

불상 위에 흐르를 텍스트들...

시차적 관심과 행복의 비결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글쎄.....뭘까 행복의 비결은...

  

 

조석현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서

뭔가 메시지를 찾아 골똘히 집중하게 된다.

관람자 마다 찾은 메시지는 다르겠지만

한 작품을 매개로 사유하고 고민할 수 있는 것도

가을을 가을 답게  지내는 방법일 수도 잇겠다.

 

 

작가는 몸을 재료로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

관객은 작가가 숨겨놓은 메시지를 찾아 가고...

각자 찾은 메시지를 가지고 나서면 된다.

 

 

 

또 눈길을 끌었던 작품 ,,,

정답은 없다.

거마다 메시지를 찾고 해석하고

그것을 데리고 나서면 된다.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시간이 훌쩍 ...

참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작가가 궁금하고 그의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갤러리를 빠져나왔다.

앞선 말한 인연이 이끄는 대로  다시 만나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그 시간은 그리멀지 않은 시간에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몸의 재해석과 현상의 전시는 22일 까지 인동 아트갤러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