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작
류근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질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이승과 내생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
눈 감고 독하게 버림 받는 것이다
단숨에 결별을 이룩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아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
혼자 피는 꽃이
온 나무를 다 불지르고 운다
시인 류근은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발을 내딛고
한번도 공식적으로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한다
첫 시집 상처적 체질을 발표하면서 그의 시를 세상에 내보인다.
이 시의 도입부에서는 만해 한용운 시인의 시를 패러디 한 시인가 했다가
뒷부분으로 갈수록 그의 시의 뜨거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읽혔다
혼자 줄을 마시는 사람은 그만큼.....
독한 결별 같은 아픔이 있는 것,
시집을 아직 다 읽지 못한 것은 10년 가까이 쓴 시를 단숨에 읽기엔
좀 미안해져서가 아닐까...
천천히 읽어 가야겠다.
'poem > 時雨의 시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등대- 이홍섭 (0) | 2011.08.15 |
---|---|
이문재- 소금 창고 (0) | 2011.06.23 |
윤제림- 사랑을 놓치다 (0) | 2010.04.15 |
폭포- 김수영 (0) | 2010.04.06 |
딸기- 김혜순 (0) | 2010.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