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獨酌 독작- 류근

shiwoo jang 2010. 4. 24. 23:59

독작

 

                                 류근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사람은

진실로 사랑한 사람이 아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사람은

질실로 작별과 작별한 사람이 아니다

 

진실로 사랑한 사람과 작별할 때에는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이승과 내생을 다 깨워서

불러도 돌아보지 않을 사랑을 살아가라고

눈 감고 독하게 버림 받는 것이다

단숨에 결별을 이룩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아

다시는 내 목숨 안에 돌아오지 말아라

혼자 피는 꽃이

온 나무를 다 불지르고 운다

 

 

 

시인 류근은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문단에 발을 내딛고

한번도 공식적으로 시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한다

첫 시집 상처적 체질을 발표하면서 그의 시를 세상에 내보인다.

이 시의 도입부에서는  만해 한용운 시인의 시를 패러디 한 시인가 했다가

뒷부분으로 갈수록  그의 시의 뜨거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읽혔다

혼자 줄을 마시는 사람은 그만큼.....

독한 결별 같은 아픔이 있는 것,

시집을 아직 다 읽지 못한 것은  10년 가까이 쓴 시를 단숨에 읽기엔

좀 미안해져서가 아닐까...

천천히 읽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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