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時雨의 시읽기

등대- 이홍섭

shiwoo jang 2011. 8. 15. 12:59

등대

 

 

                       이홍섭

 

 

나 후회하며 당신을 떠나네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

 

지친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불빛을 잘못 보고

낯선 항구에 들어선 배였다고 생각해주시게

 

이제 떠나면

다시는 후회가 없을 터

등 뒤에서, 등 앞으로

당신의 불빛을 온몸으로 느끼며

눈먼 바다로 나아갈 터

 

후회도 사랑의 일부

후회도 사랑의 만장 같은 것이라

 

나 후회하며

어둠 속으로 나아가네

 

 

 

- 이홍섭시인의 시집 터미널에 수록된 시입니다.

 이 시는 사람을 먹먹하게 합니다.  사랑의 끝자락에서

 어쩔 수 없이 그 사랑을 놓을 수 밖에 없는  심정이 그대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눈먼 바다를 건너갈 수 있게하는 그 사랑의 힘,

 그런 사랑이라면 후회도 기꺼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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